與, 첫 의총 때만 해도 강경 우세…두 번째는 한풀 꺾여
당 원로들의 연이은 쓴소리도 지도부에 부담된 듯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예방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1.4.2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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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유새슬 기자 =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포함한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가 30일 불발된 가운데 청와대가 여당의 강행 처리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언론중재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처리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이 국회에 다녀간 이후 여야 간 협상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이날 오후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열리는 2차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실에서 비공개 회동에 참석한 모습이 포착됐다.
이 수석은 회동 후 언론중재법 때문에 국회를 방문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미소를 짓고 국회를 떠났다. 앞서 한 차례 국회를 방문해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데 이어 또다시 국회에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이 수석이 다녀간 이후 당초 오후 7시로 예정된 여야 원내대표회동은 7시30분으로 늦춰졌다.
여야는 이후 언론중재법 수정안을 주고받으며 두 차례나 더 협상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특히 '본회의 연기는 없다'며 이날 법안의 강행 처리 방침을 밝혔던 민주당 쪽에서 변화의 기류가 느껴졌다. 여당이 제시한 수정안에 일부 조항을 뺀 수정안을 제시하며 협의 시도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이후에도 의원총회와 원내대표 회동을 반복하며 마라톤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
민주당의 태도 변화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입법 독주에 청와대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수석이 다녀간 뒤 회동 분위기가 (상정 요청에서 협상 쪽으로) 바뀌었다"고 귀띔했다.
실제 오후 3시쯤 열렸던 의총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의 강행 기류가 뚜렷했으나 이 수석이 다녀간 이후 오후 8시30분쯤 열린 의총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고 한다.
이날 의총에 연속으로 참석한 한 의원은 두 번째 의총에서 "쉽지 않은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오늘 통과가 어렵다고 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당 관계자도 "처음 의총 때만 해도 당 지도부는 오늘을 넘겨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였다"면서 "하지만 이후 강경한 목소리는 한 풀 가라앉은 듯 보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여권 원로들이 이날 송영길 대표를 만나 "지혜롭게 개정안을 처리해달라"고 당부한 것도 당 지도부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suhhyerim7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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