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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게임정책과 업계 현황

韓 셧다운제는 순한맛…中, ‘주중 접속 차단’ 초강력 게임 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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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소년 대상 고강도 규제 시행

주말·공휴일 하루 1시간만 게임 접속 가능

사교육·연예계 정화하는 ‘홍색 규제’ 연장선 보기도

권력 기반 공고히 하고 학부모 민심 겨냥

“中 기업, 성인 게임 제작과 국외 진출 활발해질 것”

이데일리

중국 정부가 지난 30일 청소년 대상으로 주중에 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 시행을 발표했다. (사진=규제 발표문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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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앞으로 중국 청소년(미성년자)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중에 게임 접속이 불가할 전망이다. 게임 접속 차단 규제가 대폭 강화된다. 금요일과 토요일, 일요일 그리고 법정 공휴일의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하루 1시간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 외 시간은 정부가 게임 접속을 막는다.

중국 기관지 신화통신 등 지난 30일 현지 보도에 따르면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초강력 게임 규제를 발표했다. 18세 미만 청소년들은 실명 확인 시스템을 거쳐 금요일과 주말, 법정 공휴일에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규제는 주중에 하루 1.5시간, 주말 3시간까지 게임 접속을 허용했다. 이번 규제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주중 접속 차단, 주말 1시간 접속 허용으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발표 이후 바로 규제가 시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신문출판은 이 같은 규제 배경에 대해 “온라인게임 산업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성년자가 게임에 빠져들고 광범위한 사회 문제가 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다”면서 “게임중독으로 학습에도 지장을 초래하고 생활과 사회, 심지어는 일련의 심신 건강 문제를 초래하게 됐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미성년자에 대한 더 긴 시간대의 엄격한 게임 규제를 통해 각종 체육 단련과 여가활동 레크리에이션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게임업체들은 사회적 가치를 최우선 순위에 올려두고 충실히 따르면서 실명 인증을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앞서 중국 기관지인 신화통신 산하 경제참고보는 온라인게임을 두고 ‘정신적 아편’ 등으로 칭한 사설을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사설이 내려갔다가 아편 등 민감한 단어만 삭제된 채 다시 인터넷에 올라왔다. 당시 ‘게임 진흥과 규제를 담당하는 부처 간 입 맞추기가 있었을 것’이라는 업계 내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게임 규제로 중국 정부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 수준으로 본다는 것이 명확해진 상황이다. 일각에선 최근 중국이 빅테크를 위시한 기술 기업과 사교육, 연예계까지 정화에 나서는 이른바 ‘홍색 규제’의 연장선으로 이번 게임 규제를 보기도 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이 게임 시간 규제를 더 강화했다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게임을 규제하면 기뻐할 대상인 학부모가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시진핑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는 일련의 조치이자 불만의 타깃에 손을 댄다는 방침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위 교수는 “과금의 주력은 성인인데, 성인 규제는 빼놨다는 것은 규제 강도를 어느 정도 절충을 했다는 것”이라며 “정부 타깃인 텐센트 등 대형 기업들은 청소년 심신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학습 게임을 더 많이 내놓을 것이고, 기업들은 성인 게임 제작과 국외 진출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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