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자유를 쟁취한 날…과거와는 다를 것"
카불 시민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어두운 미래 뿐"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31일(현지시간)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 공항에서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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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원태성 기자 = 미군이 떠난 첫날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거리는 탈출하지 못한 사람들이 두고간 짐들만 남은채 고요했다. 거리에는 사람들과 차가 거의 다니지 않았고 승리를 자축하는 탈레반 소속 사람들만이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워싱턴 포스트(WP)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카불 거리에는 승리를 자축하는 탈레반 소속 사람들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었다.
도로에서 탈레반을 상징하는 백기를 나눠주며 축하하는 27세의 탈레반 소속 전투원 물라 라즈 무함마드 자르카위는 "오늘은 우리가 자유를 쟁취한 날"이라며 "이것은 20년에 거친 희생의 결과"라고 기뻐했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하기 전까지 한번도 이 곳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이 곳은 훌륭한 수도가 될 것이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31일(현지시간)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 소총을 든 탈레반 전사들이 탈레반 깃발을 들고 축하 집회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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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지도자들과 소속 전투원 다수는 과거 1990년대 이 지역을 통치했을 당시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혹한 규제를 시행했던 것과는 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입장의 일환으로 탈레반 지도자들은 현재 아프간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자히드는 "우리는 모든 경제 전문가와 전문가들이 나서서 함께 미래를 위한 로드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국제사회는 이 단체를 아프가니스탄의 합법적인 지도자로 인정하지 않고 주요 자산을 동결해 국가경제는 거의 마비될 지경에 이르렀다.
31일(현지시간) 미군이 철수를 완료한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에서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이 거리를 걷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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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카불을 탈출하지 못한 아프간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과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다.
탈레반이 카불을 장악한 뒤 그 곳을 떠나지 못했다고 밝힌 23세 여성 기술 노동자는 "미군 철수는 탈레반에게 승리겠지만 나같은 일반 사람들에게는 끔찍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익명을 요구한 그는 "탈레반은 국가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무력을 사용한 집단"이라며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 인사들과 어떠한 합의를 한다고 하더라도 나에게는 확신을 줄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그들을 절대 믿을 수 없고 내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의 어두운 미래 뿐"이라고 덧붙였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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