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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탈레반, 아프간 장악

탈레반 내부 갈등 격화설…“2인자, 부상으로 파키스탄서 치료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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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 내부에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는 설이 제기됐다. 특히 반 탈레반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인 판지시르 해결법을 두고 지도부에서 의견이 갈렸고, 이 과정에서 탈레반 2인자가 부상을 당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탈레반 내각 발표가 연일 미뤄지면서 내부갈등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ANI통신 등 인도 매체들은 탈레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 측과 또다른 탈레반 간부 아나스 하카니 측 대원들이 지난 3일 밤 수도 카불에서 권력 투쟁을 벌이다가 총격전이 발생했다고 6일 보도했다. 최초 보도는 아프간 소규모 매체인 판지시르 옵저버가 4일 트위터를 통해 친저항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인 ‘북부동맹’의 트윗을 소개하면서 이뤄졌다. 북부동맹은 트위터를 통해 “바라다르는 그의 대원들에게 판지시르에서 싸우지 말고 카불로 복귀하라고 명령했다”며 “바라다르는 심하게 다쳐 치료를 위해 파키스탄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판지시르 옵저버는 북부동맹의 주장이 확인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현재 바라다르가 치료를 위해 파키스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판지시르는 반 탈레반 저항군의 마지막 거점으로 현재 이곳에서는 탈레반과 저항군이 치열하게 교전하고 있다. 판지시르 대응과 관련해 바라다르는 공격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하카니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라르와 대립하고 있는 하카니는 탈레반 부지도자이자 ‘하카니 네트워크’를 이끄는 시라주딘 하카니의 동생이다.

현재 탈레반은 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 3일 예정됐던 새 정부 내각 발표가 미뤄지면서 내부갈등설에 힘이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발표 연기 이유 중 하나가 탈레반과 하카니 네트워크 간의 의견충돌 때문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활동한 하카니 네트워크는 하카니 형제의 아버지 잘랄루딘 하카니가 설립했다. 1990년대 후반 탈레반과 손잡은 극단주의 조직으로, 2017년 150명의 목숨을 앗아간 카불 트럭 폭탄 테러 등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레반 내부갈등설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완전 점령한 이후 끊임없이 제기됐다. 탈레반 내부에서 강경파와 실용파가 대립하고 있어 20년 전과 다른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또 현재 탈레반 내부에서 이념, 정파, 권력에 따른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해외에 은신했던 탈레반 정치 지도자들이 국내에서 전투를 지휘했던 군사 지도자들을 통제할 수 있는지에 의문이 일고 있다”면서 “2개의 탈레반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새 정부에서 누가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지도부 분열설까지 나오면서 탈레반이 아프간을 정상국가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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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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