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이용 중 과도한 친절 경험 [직장갑질119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우리나라 국민이 '갑질' 문제를 심각하게 여기면서도 콜센터 상담사 등의 처우에 관해서는 잘 모른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사무금융노조 우분투센터가 지난달 26∼30일 만 18세∼69세 국민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94.6%는 우리 사회 갑질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직장 내 상사-부하 관계(39.0%), 본사-협력업체 관계(30.0%), 상품매장 등 서비스업 종사자-고객 관계(17.5%) 순으로 갑질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는 응답이 나왔다.

지난 1년간 갑질 피해를 본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4.6%였다. 이들은 직장갑질(39.3%), 고객갑질(20.2%), 원청갑질(17.9%) 등을 겪었다고 답했다.

갑질문제가 일어나는 원인으로는 권위주의 문화(45.1%)가 1위로 꼽혔다.

국민들은 서비스 노동자의 친절함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과도한 친절이나 기업에서 친절을 점수화해 불이익을 주는 평가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이 밝은 표정으로 웃거나 친절한 목소리로 고객을 응대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85.3%가 동의했다.

다만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불편할 정도로 과도한 친절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46.1%나 됐다. '불편한 친절'으로 꼽힌 유형으로는 '고객이 보는 앞에서 관리자가 담당자를 질책하고 꾸짖을 때'(91.0%), 꿇어앉아서 서비스할 때(83.7%),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할 때(75.4%) 등이 있었다.

서비스 노동자를 평가하는 제도에 대해선 '친절 평가 점수가 낮으면 상급자에게 별도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다'는 항목에는 67.2%가 동의했으나, '친절 평가 점수가 낮으면 임금 불이익을 받는다'는 항목에는 29.9%만 필요하다고 답했다.

갑질이 심각한 문제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콜센터 상담사 등 서비스노동자의 처우에 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콜센터 상담사 다수가 원청회사가 아닌 하청 회사 소속이라는 사실을 안다는 응답은 57.8%였고, 상담사 다수가 최저 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을 아는 응답자는 56.7%였다. 상담사 다수가 원청 담당 부서에 전화를 연결하면 페널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아는 응답자는 26.8%에 불과했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66.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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