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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 베이조스의 블루오리진, KAI와 회동… 우주 사업 손 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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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기업 블루오리진과 한국항공우주(047810)(KAI)산업의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서울에서 회담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우주 업계에선 이번 만남을 계기로 양사 간 전략적 협력 관계가 실현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블루오리진 ADP(선행개발프로그램)의 브렌트 셔우드 부사장은 최근 서울 모처에서 KAI 측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이번 만남은 브렌트 셔우드 부사장이 먼저 KAI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ADP는 달 착륙 시스템, 로켓 재활용 기술 등 블루오리진의 첨단 기술 개발을 책임지는 곳이다.

조선비즈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가 2019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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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렌트 셔우드 부사장은 ADP를 이끌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도 손에 꼽히는 우주 전문가로 통한다. 국제우주항행연맹(IAF)에 따르면 셔우드 부사장은 블루오리진에서 근무하기 전, 보잉에서 17년간 해상 발사 서비스 ‘시 런치(Sea Launch)’, 국제우주정거장(ISS) 등 다양한 우주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이후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제트 추진 연구소에서 14년간 근무했다.

업계에선 블루오리진과 KAI의 이번 만남을 향후 우주 사업에서 협력을 시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국내 항공우주 전문 애널리스트는 “블루오리진은 대형 로켓 ‘뉴 글렌’ 개발을, KAI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 주관을 추진하고 있어 양사 간 협력의 여지가 넓다”라고 말했다.

현재 제프 베이조스는 대형 재사용 로켓인 뉴 글렌(New Glenn)을 활용해 위성 인터넷 서비스 프로젝트 ‘카이퍼’를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지구 저궤도에 위성 3000여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체를 감싸는 방식으로 거대한 위성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은 내년 4분기에 첫 발사될 예정이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우주 기업 ‘스페이스X’ 역시 전 세계에 위성 인터넷 통신망을 구축하는 ‘스타링크’ 사업을 추진 중이다.

KAI는 한국의 대표 우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해외 우주 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 5월 김정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직접 미국 현지를 방문해 스페이스X 고위 관계자와 만나 스페이스X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협의했다. 당시 KAI는 “KAI와 스페이스X의 공동 협력 가능성을 확인했다”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7월엔 스페이스X와 차세대중형위성 4호 발사체 계약을 체결했다.

KAI는 내년에 입찰이 예정된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의 주관사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해외 우주 기업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은 정부 주도 발사체 사업을 민간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KAI 입장에선 완제기 수출만으로는 기업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주와 같은 미래 사업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라며 ”블루오리진, 스페이스X 등 해외 기업들과 협력 체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블루오리진 역시 올해 초 스페이스X와 KAI가 협의한 것처럼 향후 아시아 시장 진출 과정에서 KAI의 조력을 기대할 수 있다. KAI 관계자는 “블루오리진과 만난 것은 맞지만, 단순한 상견례 수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KAI는 오는 2030년까지 위성·우주 발사체 등 미래사업을 바탕으로 매출 10조원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KAI의 연간 매출액은 2조8251억원이었다.

김우영 기자(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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