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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만 물어보고 지갑을 안 여네"…태풍 겹친 부산 추석 시장 '차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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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사면서 "깎아달라"…상인들 "사람 많아도 실속 손님 없어"

전통시장 카드리더기 없는 곳 많아…재난지원금 효과도 '미미'

뉴스1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부전시장에 명절장을 보러 온 시민들이 시장을 둘러보고 있다.2021.9.17/ © 뉴스1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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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스1) 이유진 기자,백창훈 기자 = 추석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부산지역 전통시장에는 모처럼 대목 장을 보러 온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대체로 차분한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날 낮 12시께 부산 대표 전통시장인 부전시장.

태풍 영향으로 종일 비가 내리면서 평소 명절 대목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하게 사람이 몰렸던 부전시장은 대체로 차분했다.

시민들은 한 손에는 접은 우산을 쥐고 다른 한 손에는 검은 비닐봉지 여러 개를 들거나 손수레를 끌며 물건들을 훑었다.

상인들은 손님을 붙잡기 위해 ‘부담 없는 가격, 싸게 팝니다’, ‘배 3개 만원’, ‘오징어 떨이’를 목청 높여 외쳤지만 실제로 구매하는 손님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전시장에서 생선가게를 10년 넘게 운영한 김모씨(70대)는 “이번 주 대목이라고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지만 실속 있는 손님이 없다”며 “다들 물건 가격만 물어보지 잘 사지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이어 “구매하는 손님들도 생선 2~3마리 정도만 사고 지갑을 잘 열지 않는다”며 “몇천원이라도 깎으려는 손님들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청과물 장사를 하고 있는 A씨(70대)도 “사람들이 조금씩 물건을 사니까 매출이 크게 오르지도 않았다”며 “오늘은 날씨도 궂어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 편도 아닌 것 같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기자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손님이 ‘고추 1000원어치만 달라’고 하자 A씨는 ‘2000원부터 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부 정육점 등 가게에는 손님이 줄을 서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한산했으며, 손님이 없는 가게에서는 상인들이 휴대폰을 보는 모습도 목격됐다.

장을 보러 온 시민 신모씨(70대)는 “이번 추석도 차례상에 올릴 물건만 조금씩 사고 있다”며 “자식들끼리 다 모이지도 못하기 때문에 소박하게 명절을 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난지원금을 카드로 받았는데 채소 몇천 원어치를 사면서 카드를 쓰기도 애매해 그냥 현금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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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7일 오전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 일대가 한산하다.2021.9.17/© 뉴스1 백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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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구 자갈치시장도 분위기는 비슷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노점상이 대부분인 자갈치시장은 태풍 소식에 아예 문을 열지 않은 점포가 곳곳 눈에 띄었다.

가게 문을 연 상인들도 많은 비가 내리기 전 서둘러 영업을 끝내려는 분위기였다.

자갈치시장에서 60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 여모씨(80대)는 “오늘은 태풍 때문에 손님이 많이 없어 일찍 문을 닫을 생각이다”며 “그래도 이번 주 명절 차례상을 보러 온 손님들이 평소보다 많아 준비했던 고기는 어느 정도 팔았다”고 말했다.

40년째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황모씨(76)는 “코로나 전만큼 사람이 북적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평소보다는 나았다”며 “태풍이 오기 전에 서둘러 퇴근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상인 B씨는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를 기대했지만 자갈치시장은 대부분이 노점상이라 카드 리더기가 없다”며 “전통시장 상품권을 사용하는 손님은 드물다”고 전했다.
oojin7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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