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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盧·文 정치적 고향서도 완승한 이재명…대세론 못 꺾은 대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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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55.34%로 1위에 오른 이재명 후보가 두 손을 번쩍 들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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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의 선택도 ‘이재명 대세론’쪽이었다. 2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울산·경남(부울경) 대선 후보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득표율 55.34%(1만9698표)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이낙연 전 대표(33.62%)를 큰 표 차로 따돌렸다. 정치권을 강타한 대장동 논란에도 이 지사가 거침없는 과반 선두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당 내에선 "노무현·문재인 등 두 명의 전·현직 대통령 배출을 주도한 ‘부산 친문’ 지지층이 선두 후보에 힘을 실어 준 결과"란 분석이 나왔다.

이 지사는 승리 직후 “언제나 예상을 뛰어넘는 지지를 보내주는 당원과 국민에 감사하다”면서 ‘과반 유지, 본선 직행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소망사항이긴 한데, 어떻게 될지는 알 수가 없고 겸허하게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가덕 신공항 건설을 확정 짓고, 특별법을 만들었다”며 부·울·경 선전을 노렸던 갈 길 바쁜 이 전 대표로선 아쉽기 짝이 없는 성적표였다. 지난달 25일 광주·전남(47.12%) 첫 승리 이후 반전을 기대했던 그의 득표율은 전북(38.48%), 제주(35.71%)에 이어 이날까지 연달아 소폭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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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정견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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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 대표는 결과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남은 일정에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3일 공개될‘2차 슈퍼위크’(국민 선거인단 투표)와 관련해“기도하는 마음으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나아지리라 생각한다”고 완주 의사를 밝혔다. 이날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은 10.58%로 3위를, 박용진 의원은 1.24%로 4위를 기록했다.



明에 돌아선 ‘부산 친문’



부·울·경 경선 결과가 더해지면서 이 지사와 이 전 대표 간 격차는 약 13만표로 이전보다 더 벌어졌다. 이날까지의 누적 득표율은 이 지사 53.51%(36만5500표), 이 전 대표 34.67%(23만6804표)다. 여권 관계자는 “노무현·문재인의 정치적 고향에서까지 이재명이 ‘적자’로 인정받았다는 건 그만큼 현재의 대세론이 공고하다는 뜻"이라며 "본선 경쟁력이 있는 후보를 찍어 본선에서 야당 후보에 승리해야 한다는 지지층의 희망이 그만큼 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역 관계자들 사이에선 “부산의 대표적인 친문 정치인인 전재수 의원이 지난달 7일 공식적으로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한 뒤, 지난달 26일 김두관 의원까지 이 지사 지지 의사를 밝히고 사퇴하면서 PK 현역 의원과 지역위원장들이 대부분 이 지사에 몰려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또 ‘50억 퇴직금’ 논란으로 곽상도 의원이 사퇴하는 등 대장동 의혹이 여야 대결 양상으로 흐르면서 여권 지지층이 이 지사를 중심으로 역결집한 영향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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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순회경선에서 득표율 55.34%로 1위에 오른 이재명 후보가 33.62%를 획득해 2위에 오른 이낙연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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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이날 “노무현 대통령이 꿈꾸고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고, 김경수 지사가 못다 이룬 부·울·경 메가시티를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연설 도입에서는 “안타깝게도 부·울·경의 아들, 자치분권과 균형발전 전도사 김두관 후보가 사퇴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동지로서 그와 끝까지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어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세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만약)내가 부산시장이었다면 부산시에 확정이익 가장 많이 주는 사업자를 선정해 사업권을 주었을 것이고, 그랬으면 최소한 수천억 원은 부산시민 몫으로 환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간이 모두 차지할)개발이익을 절반 이상 환수한 게 (야당 주장대로)배임죄면, 아예 민간개발 허가해 개발이익 한 푼도 환수 안 한 건 반역죄라도 되나"라는 말도 했다.

경쟁자인 이 전 대표는 이날 “기득권 세력의 특권동맹이 대장동에서 분탕질을 했다”면서 “우리는 뭔가 불안하다. 이 불안을 머리에 이고 내년 본선까지 갈 것인가”라고 이 지사에게 날을 세웠지만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민주당 순회 경선은 이제 인천(3일)·경기(9일)·서울(10일) 등 수도권만을 남겨두고 있다. 3일 인천 경선에서는 49만여명에 이르는 2차 슈퍼위크 결과가 함께 발표된다.



尹 손바닥 ‘王’ 비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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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이낙연, 박용진, 추미애 후보. 송봉근 기자 2021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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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순회경선 모두발언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TV토론회에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새긴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러다가 최순실 시대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주술에 의거한 것인지, '왕'자를 써서 부적처럼 들고나오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용진 의원도 정견발표 무대에서 “영화배우처럼 멋진 몸매를 가지고 싶은 청소년 시절 배에 '왕'자를 그려 넣는 경우는 봤지만, 자기 손바닥에 그려 넣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라면서 “대통령을 왕인 줄 아는 사람이 1위를 하고 있는 야당의 처지도 좀 안됐다”고 꼬집었다.

이 지사 역시 “처음에 (윤 전 총장이) ‘무당층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 해서 ‘무당층과 무슨 상관이 있지?’ 했는데 ‘무당(巫堂)’ 층이라는 댓글이 있더라. 웃어넘기면 좋겠다”라면서 “답답해서 그랬다 싶은데 안 보이는데 새겼으면 어땠을까”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부산=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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