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최대한의 혜택을 최소한의 조건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토스뱅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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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뭐가 다른가
▷토스 앱서 가입 가능…‘슈퍼 앱’ 전략
시장에서 가장 궁금한 의문은 ‘과연 어떤 차별점이 있나’다.
일단 토스뱅크가 출범했다 해서 새로 앱을 깔 필요가 없다. 종전 토스 고객이라면 토스 앱 홈 화면 상단 배너나 토스뱅크 신청하기에서 신청이 가능하다. 이른바 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슈퍼 앱’ 전략이다.
참고로 토스 앱 가입자 수는 약 2000만명. 토스뱅크 첫날에만 120만명이 가입했으니 앞으로도 토스뱅크 전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는 예상이 나온다.
김석집 네모파트너즈POC 대표는 이를 ‘락인 효과(자물쇠 효과)’로 해석한다.
그는 “종전 토스 사용자 입장에서 굳이 새로운 앱을 깔지 않고 한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고객 이탈을 막고 신규 고객을 추가 유입시키는 데 더 효과적이다. 특히 IT 환경에서 귀찮은 걸 싫어하는 MZ세대는 물론 소비자 직관적인 앱 디자인, 활용성을 앞세워 중장년층 고객을 신규 확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혜택 역시 차별화 요소가 많다.
이를 토스뱅크 측은 ‘최대한의 혜택을 최소한의 조건으로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입출금 통장을 예로 들면 어떤 조건 없이 단 하나의 금리, 연 2%를 제공한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다른 은행은 여러 조건을 달지만 토스뱅크는 다르다. 단 하루를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지점이 없다는 점, 시중 조달 금리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카드 혜택 역시 비슷하다. 여타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전월 실적, 통합 한도 조건 등을 없앴다. 매일 즉시 300원 캐시백(현금으로 돌려줌), 월 최대 4만6500원까지 현금을 돌려주는 정책을 펼친다. 해외 ATM은 물론 전국 ATM, 모든 증명서 발급 수수료도 무료 정책을 펼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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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도 차별화
▷새로운 신용 모형으로 신규 고객 발굴
국정감사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종전 인터넷은행이 단골 지적 사항으로 받는 사안이 있다. 중금리 대출이다. 정책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서민,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 대출을 활성화해주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높은 신용등급 위주 고객에게 대출이 편중됐다. 매번 “시정하겠다”는 답변을 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았다.
토스뱅크가 차별화하려는 포인트도 여기에 있다.
홍민택 대표는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 것은 종전 신용평가 모델 때문이다. 연체 이력 등 과거 이력 중심으로 낙인을 찍는 방식의 신용평가 모델은 자영업자, 개인사업자, 사회초년생 등 충분히 돈을 갚을 여력이 되지만 중저신용자로 분류된 이들을 가려내지 못했다. 그래서 아예 다른 신용평가 모델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새롭게 만든 신용평가 모형은 ‘토스 스코어링 시스템’이다. 홍민택 대표는 “과거 신용 정보를 활용해 신용도를 평가하던 기존 신용평가 모형 대신 상환 능력을 공정하게 평가하기 위해 카드사와 저축은행사에 남은 기록과 청구서 납입 금액이나 현금 잔고 등 새로운 요소에서 정보를 찾아 실제 상환 능력을 예측하고 최적의 신용 대출 상품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들었다. 기존 1금융권 신용 대출이 어려웠던 대상자의 30% 이상을 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조건도 대출의 경우 최저 금리는 2.76%, 최대 한도를 2억7000만원으로 제시했다. 3∼4%대 시중은행 대출 상품은 물론 카카오뱅크(2.86%), 케이뱅크(2.87%)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토스뱅크가 후발 주자다 보니 대출 여력이 있어 신규 고객을 모으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여기에 더해 신용점수(옛 신용등급)처럼 언제든 대출 한도와 금리 조건을 확인할 수 있는 ‘내 한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은행에서 볼 수 없는 특장점으로 분류된다. 사용한 만큼만 이자를 내는 ‘토스뱅크 마이너스통장’과 최대 300만원 한도의 ‘토스뱅크 비상금 대출’도 함께 선보였다.
▶잘 안착할까
▷5년간 1조 증자 갖고는…
화제성 면에서는 성공한 토스뱅크.
과연 순탄한 길만 앞에 놓여 있을까.
업계 전문가 사이에서는 국내 금융 환경, 규제 산업 특유의 보수적인 분위기 등으로 토스뱅크가 헤쳐 나가야 할 난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본다.
토스뱅크는 경쟁사 대비 ‘대출 금리는 낮게, 예금 금리는 높게’라는 전략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출 총량 제한 등 정부 규제 때문에 토스뱅크의 전략이 차별화할지는 좀 더 지켜볼 일이다.
참고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에서 “지난해와 올해 들어 코로나19 관련해 완화적인 정책을 추진하다 보니 가계대출이 많이 늘었고, 이것이 실물경제 악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는 했지만 지금은 대출이 더 늘어나는 모습이다. 앞으로 가계부채 관리 강화 추세는 계속 가져가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각 은행은 연말까지 대출 총량이 5000억원으로 제한된다. 토스뱅크 측도 정부 규제를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만큼 토스뱅크가 제공하고자 하는 차별화된 서비스 수혜자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더불어 보다 많은 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자본금 증자가 필요한데 토스뱅크의 계획은 금융 시장에 임팩트를 주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토스뱅크는 향후 5년간 1조원을 증자하겠다고 밝혔다. 참고로 은행의 자기자본이 1조원이라면 대출 여력은 10~12배 정도 된다. 그런데 국내 대출 시장 규모는 대략 1800조원 안팎이다. 이런 시장에서 10조원 정도 규모 대출 여력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뱅크가 지적받은 것도 금융소비자 니즈에 비해 대출 여력이 적다는 점이었다. 이후 빠르게 증자에 성공하고 상장까지 하면서 금융권 기대주가 됐다. 토스뱅크 역시 제1금융권에 진입한 만큼 개인사업자, 자영업자 대출 등 토스뱅크만의 차별화된 대출 전략을 전개하기 위해 추가 증자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호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29호 (2021.10.13~2021.10.19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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