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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이재용 “겸허히 새로운 삼성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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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고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 추모 영상 화면. [삼성전자 인트라넷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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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간소하게 치러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온라인 공간에 마련된 사내 추모관에서 고인을 기렸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추도식은 이날 오전 10시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고인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아들 이재용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 등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20여 분간 조촐하게 진행됐다. 이후 이 부회장은 용인시 소재 삼성인력개발원 창조관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흉상 제막식에 참석했다. 흉상 제막식에도 이 부회장과 삼성 사장단 5명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방역지침 준수와 이 부회장의 재판 등의 사정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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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식을 마치고 이동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등 유족.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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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측은 생전에 ‘인재 제일’을 역설한 이건희 회장을 추모하기 위해 그룹의 인재 양성소인 창조관에 흉상을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21세기엔 S급 인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며 창의적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 이건희 회장이 우리를 떠난 지 벌써 1년이 됐다”며 “고인에게 삼성은 삶 그 자체였고, 한계에 굴하지 않는 과감한 도전으로 가능성을 키워 오늘의 삼성을 일구셨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겸허한 마음으로 새로운 삼성을 만들기 위해, 이웃과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우리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가석방으로 풀려난 후 첫 공식 메시지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시대를 앞서간 탁월한 경영인으로서 고인을 기리는 한편 ‘뉴 삼성’으로 힘 있는 출발을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말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함)’란 표현으로 고인의 뜻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경쟁에서 이기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것은 기본이며 신사업을 발굴해 사업을 확장하는 것도 당연한 책무”라며 “제가 꿈꾸는 승어부는 더 큰 의미를 담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날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은 사내 인트라넷에 개설된 온라인 추모관을 통해 고 이 회장을 추모했다. 추모관에는 ‘세상을 바꾼 거인, 고 이건희 회장을 그리며’라는 제목으로 12분 분량의 영상이 올라왔다. 사내 인트라넷엔 “이룩해 놓으신 모든 것들을 저희가 더욱 크게 키워 가겠다” “위대한 전략가이자 리더인 회장님의 DNA를 지속 계승하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동안 ‘물밑 행보’를 보이던 이 부회장이 앞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지도 관심사다. 미국 제2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부지 결정, 그룹 지배구조 개편, 반도체·로봇·인공지능(AI) 등 신규 먹거리 투자 및 인수합병 등 이 부회장 앞에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이 부회장은 선대보다 높아진 사회적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고 진단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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