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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태아 걱정에 백신 접종 미룬 美 산모…코로나19로 결국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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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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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가 걱정돼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다가 임신 32주 때 바이러스에 감염돼 조산 후 한달 만에 사망한 아만다 페리 / 사진 = WKRN 홈페이지 캡처


태아 건강을 우려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미룬 미국의 한 산모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한 사연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이는 제왕절개로 살렸지만, 엄마는 끝내 아이를 안아보지 못했습니다.

현지 시간 23일 폭스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네시주의 아만다 페리(36)는 코로나19 투병 끝에 지난 18일 세상을 떠났습니다. 임신 32주에 확진 판정을 받고 곧바로 아이를 조산한 지 한 달 만이었습니다.

페리는 백신 미접종자였습니다. 임신 초기 아이를 지키기 위해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보건 당국은 임산부 백신 접종을 권고했지만, 페리는 확신이 없었습니다. 본인 건강보다 태아에 미칠 영향이 걱정됐기 때문입니다. 몇 차례 유산을 겪고 어렵게 얻은 아이였기에, 백신 부작용에 또다시 유산될까 봐 겁이 났습니다. 결국 백신 접종을 출산 뒤로 미뤘습니다.

백신을 맞지 않았기에 페리는 방역에 더 철저했습니다. 그러나 출산 두 달을 앞두고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확진 판정 뒤 병세는 급속도로 나빠졌습니다. 응급실에서 치료를 기다리는 하루 사이 고열과 호흡곤란, 폐렴·유방염까지 몸 상태는 최악으로 치달았습니다.

선택의 여지 없이 아이부터 먼저 꺼냈습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페리는 일주일 뒤 아이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폐는 회복되지 않았고, 페리는 출산 한 달 만에 사망했습니다.

폐리의 사례처럼 백신 접종 부작용에 대한 임산부들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미국 임산부 백신 접종률은 31%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체 인구의 1차 접종률 65.5%와 비교하면 낮은 편입니다. 이들은 임산부에 대한 백신 안전성을 입증할 뚜렷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고, 이상 반응이 우려된다고 말합니다.

페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의 남편 빌리는 "우리 부부는 백신 반대론자가 아니다"라며 "단지 임산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한 더 확실한 정보를 원했을 뿐이다. 아내는 어떤 정보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워했다. 좀 더 고민했더라면 결과가 바뀌었을까?"라며 참담한 심경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이 임산부와 태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는 데 입을 모읍니다. 코로나19 백신은 병원성을 약화한 바이러스를 사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내에서 코로나19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그들은 오히려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중증·사망 위험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임산부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산소호흡기에 의지해야 할 위험이 일반 또래 여성보다 약 60~8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모가 감염되면 태아도 위험에 빠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지난 4월 'JAMA 소아 과학'에 발표된 국제 공동연구팀 연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는 조산 위험이 59%, 저체중아 분만 위험이 58%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이유로 미국·영국·호주 등 전 세계 보건당국은 임산부들의 안전을 위해 백신 접종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백신이 임산부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며 의료진과 상의한 뒤 판단해 접종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임산부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필요성과 이득이 높다는 판단 아래 지난 18일부터 임산부 접종을 시작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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