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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글로벌] '영업 기밀 달라'는 美 정부 요구 거절하던 TSMC...협조로 입장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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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 대표]
테크M

TSMC /사진=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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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전세계는 반도체 공급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폭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과 중국 사이의 무역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공급난 등의 문제는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반도체 공급 문제 해결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습니다. 지난 4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브라이언 디즈 국가경제위원회(NEC) 사무총장 등과 반도체기업 관계자들이 참여한 회동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회동에서 미국 정부는 반도체 칩 부족에 따른 영향, 해결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월과 10월까지 총 3번의 백악관 반도체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러한 논의 끝에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24일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과 반도체 수요 기업 전부에 반도체 생산 시스템, 재고, 주요 생산 제품부터 핵심 고객사, 고객사별 매출, 6개월 당 증설 계획 등 매우 상세한 정보를 11월 8일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굉장히 파격적인 요구였습니다. 고객사 이름과 각각에 대한 매출은 기업에서 절대 공개하지 않는 극비 정보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정보가 공개된다면 향후 거래 가격 협상과 신규 고객 확보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경쟁사에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기업으로 알려진 대만의 TSMC는 이번달 4일 미국 정부의 요청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입장을 밝힌 것은 대만 국가발전협의회(NDC)의 쿵밍신 장관입니다. NDC는 TSMC의 핵심 주주로 알려져 있습니다. 쿵밍신 장관은 "TSMC는 고객의 기밀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며, 고객과 주주의 권리를 위태롭게 하는 일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습니다. 대만의 타이완뉴스는 "TSMC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필요 시 지원을 요청할 것"이라 전했습니다.

그런데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TSMC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입장을 바꿨습니다. 현지시간 24일 중국 기금보에 따르면 TSMC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면서 미국 상무부에 재고, 주문, 판매 등 공급망 관련 정보를 제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해집니다. TSMC는 반도체 공급난 해결에 협조하기 위해 자료를 제출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지속된 정보 공개 압박을 거부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TSMC의 입장 변화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비슷한 요구를 받았던 다른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큰 압박이 될 전망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영업기밀에 해당하는 민감한 내용은 제외하고 자료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와 협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돌연 TSMC가 입장을 바꾸면서, 변경된 입장에 따라야 한다는 압박이 다른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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