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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음란 대화에 부하직원 갑질까지…소방관 일탈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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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방관들의 일탈이 잇따르고 있다.

업무용 단체대화방에 일반 여성의 사진을 올리며 음란대화를 주고 받는가 하면, 후배 소방관에게 막말 등 갑질 논란이 제기돼 징계 위기에 놓인 간부 소방관도 있다.

31일 인천 중부소방서는 최근 품위유지 의무 위반으로 A 소방위 등 3명에게 주의 처분을 했다고 밝혔다.

A 소방위는 지난 3월 일반인 여성의 뒷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팀원들이 있는 온라인 단체대화방에 공유했다.

다른 팀원 2명은 해당 여성을 언급하며 "그가 비키니를 입고 타준 커피를 마시고 싶다" 등 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접수된 민원을 전달받아 A씨 등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으며, 비위 정도가 경미하다고 판단해 주의 처분했다.

인천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부적절한 대화에 관여한 소방관은 모두 3명으로 파악됐다"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소방안전본부는 광주광역시 모 소방서 소속 A 소방장에 대해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최근 익명 제보 시스템인 '레드휘슬'에 A 소방장이 후임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제보자는 A 소방장이 같은 팀 부하 직원에게 폭언하거나 부당한 이유로 부하 직원을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주장했다.

구조 연습·현장 투입을 희망하는 부하 직원에게 "내가 왜 너를 가르쳐야 하느냐. 너는 소방관 하면 안 된다. 그만둬야 한다"고 면박을 줬다.

또 엘리베이터·문 개방 출동 시 "너는 문 잡고 가만히 서 있으라"고 하거나 개방 후 연습 차원에서 한 번 더 해보겠다고 해도 제지했다.

주민들 앞, 후임 앞, 회식 자리 등에서 인격 비하 발언이나 폭언을 했다

부하 직원 중 한 명은 1년 가까이 괴롭힘을 당했다고 호소하며 지난해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갑질 의혹에 대해 A 소방장은 "엘리베이터에 갇힌 시민이 다급해 하는 상황에서 빨리 개방을 못 하길래 '저리 가라'고 하고 내가 한 적은 있지만 팀장 등이 다 함께 있는데 의도적으로 배제한 적은 없다"면서 "긴급하고 위험한 현장에서 단호하게 말을 하다 보니 그렇게 느낀 것 같다"며 부인했다.

광주시소방안전본부는 직원들에게 수차례 폭언을 한 팀장급 간부도 함께 조사해 징계 의결을 요구했다. 지난해 처음 문제가 제기됐을 당시 해당 소방서에서 자체 조사를 했으나 일부 인사이동 조치만 하고 종결한 점에 대해서도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홍구 기자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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