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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

검찰, 정인이 양모 2심서도 사형 구형···"가석방·사면 없는 극형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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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5월 14일 서울 남부지법 앞에서 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등이 장씨에 대해 법정 최고형 선고를 촉구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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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6개월 된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양모 장씨에 대해 2심에서도 사형이 구형됐다. “극형이 불가피하며 가석방·사면이 가능한 무기징역은 사형을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는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와 아동유기·방임, 아동학대 등 혐의로 각각 기소된 장씨와 남편 안모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을 5일 진행했다.

검찰은 이날 결심에서 이들에 대해 1심 구형과 같은 형량을 구형했다. 장씨에 대해서는 사형과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30년, 보호관찰 5년을, 양부 안씨에 대해서는 징역 7년6월과 아동학대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과 아동관련기관 취업제한명령 10년을 재판부에 구형했다.

지난해 초 정인양을 입양한 장씨는 지난해 6월부터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같은 해 10월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정인양은 사망 당시 췌장이 절단되고, 장간막이 파열된 상태였다. 양부 안씨는 장씨의 폭행과 학대를 방조하고 주차장에 있던 차량 내부에 정인양을 방치한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이날 장씨는 “(아이) 한 명은 배로, 한 명은 가슴으로 낳자고 남편과 약속했고, 그래서 정인이를 입양했다”며 “첫째처럼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지나쳤고, 육아와 가슴 성형 수술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인양의 장기 손상 경위에 대해서도 손목으로 두어 차례 내리쳤을 뿐 발로 밟거나 주먹으로 치지는 않았다고 했다. 양부 안씨 역시 정인이가 아내로부터 상습 폭행당한 사실을 알지 못했고, 차량에 정인이를 홀로 둔 건 잠든 정인이가 편히 잘 수 있도록 내버려두려는 의도였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은 모두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피고인은 CPR(심폐소생술) 때문에 정인양의 복부가 손상됐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장간막과 췌장은 위치가 달라 CPR로 동시에 손상될 수 없다”며 “췌장이 절단될 정도의 충격은 격투기 선수가 누워있는 상대를 발로 차야 가능하다는 게 법의학자들의 소견이며, 이 같은 행위는 격투기 경기에서도 금지돼 있다”고 했다. 또 “사망 당일 정인이를 병원으로 태워다 준 택시 기사 역시 장씨가 무표정한 상태로 정인이를 안은 채 흥분도 전혀 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고 했다.

안씨에 대해서도 정인양의 골절이 이미 10차례에 달했던 점, 장씨와의 카톡 대화 등에서 정인양을 “귀찮은 X”라고 표현한 점 등을 근거로 장씨의 폭행을 이미 인지하고 있었고, 정인양을 ‘장난감 같은 존재’로 여기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은 “범행의 잔혹성, 범죄와 형벌사이의 균형, 재범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극형이 불가피하다”며 “가석방, 사면 등이 가능한 무기징역은 사형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오는 26일 선고공판 때 나온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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