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지난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채점 결과 발표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강태중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 2022학년도 과학탐구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이 출제 오류라는 법원 판단이 나오자 사퇴 입장을 밝혔다. 평가원은 해당 문항에 대해 응시자 전원 정답으로 처리하기로 했다.

강 원장은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번 일의 책임을 절감하고 자리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정답결정 취소 소송에 대한 서울행정법원 제6재판부의 판결을 무겁고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며 "수험생과 학부모님 그리고 선생님을 포함한 모든 국민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부가 이미 안내한 대로, 생명과학Ⅱ를 응시한 수험생은 오늘 오후 6시부터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게 된다"고 덧붙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이주영)는 이날 수능 생명과학Ⅱ 응시자 92명이 평가원을 상대로 낸 정답 결정 처분취소 소송을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평가원 측은 문제의 객관적 하자가 있지만 정답을 구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거듭 계산을 정확하게 한다면 조건이 잘못된 것을 직시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총 20문제를 푸는 수능에서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이런 상황에서 정답을 고집한다면 수험생들에게 앞으로 쓸데없이 생각을 많이 하게 하고, 깊이 파고들수록 불리해지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수험생들은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에 오류가 있다며 평가원을 상대로 지난 2일 소송을 제기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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