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장 중인 육은향 팀장. [사진 제공 = 본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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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의 허벅지 상처를 바늘로 꿰매거나 '새벽'의 허리에서 피가 흐르는 장면은 모두 공들인 특수분장을 거쳤어요. 촬영 전부터 만들다 실패하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했는데, 대학에 다닐 때부터 공동 작업을 하며 배운 것들이 실감 나는 분장에 큰 도움이 됐죠."
사극 '장영실'부터 전 세계적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까지 굵직한 작품 분장에 참여해온 육은향 하늘분장 분장팀장(30)이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인 20대 초반에 분장 업계로 뛰어들어 10년 가까이 한류를 이끄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숨은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육 팀장은 14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뽑은 '2021년 전문대학인상' 졸업생 수상자로 선정됐다. 그는 대구공업대에서 메이크업분장예술과를 전공했으며, 2012년 졸업과 동시에 분장회사 '코리아아트'에 취업해 드라마 촬영 분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이후 JTBC 드라마 '인수대비'와 KBS 드라마 '장영실'을 거쳐 영화 '퍼펙트맨' '강철비' '안시성' '광대들'에 분장사로 참여했고,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오징어 게임'에서 분장을 책임지며 한국 문화콘텐츠 위상을 높였다.
특히 '오징어 게임'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촬영 전부터 8개월간 몰두하며 결정적인 장면들을 몰입감 있게 탄생시켰다. 육 팀장은 "등장인물 '덕수'의 얼굴과 몸까지 이어진 문신은 도안부터 직접 손으로 그렸다"며 "피나 상처 같은 어려운 작업은 총상 위치나 총알 크기에 따라 분장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현장에서 그에 맞춰 쓸 수 있도록 미리 대량으로 준비해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피가 흐르는 장면을 연출하려면 상처 분장 안에 호스를 연결해둔 후에 촬영할 때 화면 밖에서 직접 펌핑해줘야 한다"고 노하우를 털어놨다. 육 팀장은 '분장 전문가'로 자리 잡기까지 2년간의 대학 교육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대학 때 보디페인팅 수업으로 만났던 선생님과 '오징어 게임'의 'VIP룸 보디페인팅' 장면을 공동 작업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는 "분장은 절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학교에서부터 팀을 짜 공동 작업을 하고 협업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며 "과거 흑백 텔레비전 시절부터 분장을 해왔던 원로 교수님께 직접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이는 졸업 후 사극 분장을 맡을 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육 팀장은 '오징어 게임' 촬영을 마치자마자 새로운 넷플릭스 시리즈에 참여해 촬영 전 콘셉트를 잡는 등 촬영 전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돈을 벌어야 해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놀면서 하듯이 혼자 연습도 해보는 경험이 많이 쌓이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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