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7일 된 아기가 부모의 방치 끝에 사망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평소 생활고를 겪어온 어린 부모는 아기에게 분유를 하루 3차례만 먹였고, 사용했던 일회용 기저귀를 말려 다시 채웠다. 아기 시신에선 멍 자국도 발견됐다.

경상남도소방본부는 경남 거제시에서 지난 10월23일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출동했다.

아기는 병원에 도착한 지 1시간여 만에 숨졌다. 아기의 배에는 멍 자국이 있었고, 엉덩이와 항문 등에서 진물이 나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 당일 친모 A(18)씨는 친정에 가 있었고, 친부 B(21)씨는 이날 자정쯤 아기를 두고 5시간 동안 PC방에 다녀왔다.

이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새 기저귀를 살 형편도 안 됐다고 한다. 이에 일회용 기저귀를 말려서 재사용했고, 아기에게 하루에 3번만 분유를 줬다.

태어난 지 70여일이 된 아기는 보통 3~4시간마다 1번씩 분유를 먹어야 한다. 경찰은 아기에 대한 필수 예방접종이나 병원 치료 이력도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A씨에 대해서는 아동방임 혐의, B씨에 대해선 아동방임 유기치사 혐의를 일단 적용했다. 아울러 학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한편, A씨 부부에게 아기 장례비용이 없어 거제시가 지원했다고 한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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