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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주거·복지·연금·증권…연말 정국 '정책 물량전’ 돌입한 이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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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라는 주제로 열린 국민반상회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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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부동산 세제 개편 및 서울 지하철 1호선 지하화 등 공급 방안, 정년 연장, 공공산후조리원 제도 확충 등의 구상들을 대거 내놓고 있다. 이 후보는 26일 하루에만 주택·보육·연금·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공약을 제시하는가 하면, 전날 경제전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증권·부동산 시장에 대한 경험담과 복안을 풀어놓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박근혜씨 사면으로 대선 정국에 불확실성이 점증하는 시점에 민생·경제 관련 키워드를 다수 던지며 정책 중심으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 인터뷰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와 관련해 “내년 3월9일에 선거가 끝나니까 그때는 상황이 또 바뀔 것이고, 12월까지 4·3·3을 하든지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후보가 처음에 주장한 양도세 중과 유예 방안은 ‘6·3·3’ 방식이었다. 1년간 중과를 유예하되 첫 6개월에 집을 팔면 세액의 전액을, 이후 3개월은 50%, 마지막 3개월은 25%를 면제해주자는 내용이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의 반대로 즉각 시행이 어려워지자 대선 이후 총 10개월 기한으로 ‘4개월·3개월·3개월’의 차등 유예방식을 적용하자는 취지다. 매물잠김 해소를 위한 양도세 중과 유예 필요성은 유지하되, 현실적 여건을 감안해 일부 궤도수정을 한 것이다.

신규 택지공급 구상도 밝혔다. 이 후보는 “저희가 주목하는 부분은 도시를 단절하고 있는 고속도로, 철도를 지하화하고 지상의 택지와 상업시설, 공원들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도시재개발이라는 측면에서도 바람직하고 택지도 공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인선·경부고속도로 등의 지하화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지하철)1호선 이런 데 엄청난 면적의 지상부가 있다”며 “어떤 형태로 공급하더라도 시장에서 충분하다고 할 정도의 공급 계획은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금·정년 등 세대 간 분배 문제에도 의견을 밝혔다. 이 후보는 연금개혁에 대해서는 “국민적 논의를 통해 치열하게 토론하고 결론내야 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 자체가 독선에 가깝다”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정년 연장 이슈에 대해서는 “청년들 입장에서는 안 그래도 기회가 없는데 있는 자리나마 기성세대가 정년을 연장해서 차지하면 더 어려워진다”며 “청년세대가 선호하는 공무원, 대기업, 공공기관 등은 (정년연장을)자중하고, 굳이 관심 갖지 않을 영역은 신속하게 정년을 연장하자”라고 말했다.

주말 간 이 후보는 다방면에 걸친 정책 구상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부탁해’라는 제목의 간담회를 열고 산모·임산부·업계 종사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그는 “출산에 따른 요양을 국민복지 차원에서 정부가 해주자는 것”이라며 “출산하고 나서 2~3주라도 좋은 환경에서 행복하게 부담없이 ‘국가가 보살펴주는구나, 든든하다’라고 느낄 수 있도록 (지원을)대폭 확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산후조리원은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3대 무상복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날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폭염·한파 실태를 거론하며 “에너지 복지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일부로 한정된 에너지바우처 지급대상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연말 대선 정국은 박씨의 특별사면이라는 돌발 변수가 보수·진보 양측에 모두 균열을 일으키면서 불확실성이 한껏 늘어난 상황이다. 이 후보로서는 이 같은 시점에 정책 제안을 대거 내놓는 ‘물량전’을 통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본선 구도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증권 등 자본시장에 대한 의견을 풀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 25일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코스피 5000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정말 너무 저평가됐다. 그 점만 정상화돼도 제가 보기에는 4500 정도는 가뿐히 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자본시장 육성에 주력하겠다고도 했다.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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