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제임스웹 망원경 우주로…138억년전 빅뱅 비밀 푼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류가 25년에 걸쳐 완성한 사상 최대 규모의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25일(현지시간)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지난 30여 년간 운용된 허블 우주망원경의 뒤를 잇는 차세대 우주망원경으로, 138억년 전 우주 대폭발(빅뱅) 직후 초기 우주까지 관측할 수 있다. JWST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외계 행성을 찾고 인류의 기원을 밝히는 등 우주과학 분야에 혁명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25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JWST는 이날 오전 7시 20분(동부표준시)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유럽우주국(ESA) 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프랑스의 우주발사체 '아리안 5호'에 실려 발사됐다. 로켓 상단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이날 생중계된 발사 과정이 순조롭게 마무리되자 엔지니어들은 지상 관제센터에서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빌 넬슨 NASA 국장은 "JWST는 우리를 미래로 나아가게 하는 야망을 상징한다"며 "우리가 아직 우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것들이나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것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JWST의 주거울은 금으로 만든 육각형 거울 18개를 벌집처럼 이어 붙여 만든 것으로, 지름이 6.5m에 이른다. 허블 우주망원경(2.4m)의 2배가 넘는다. 관측 성능은 허블 우주망원경의 약 100배로 138억년 전 빅뱅 직후의 초기 우주까지 관측할 수 있다. 태양계 안쪽은 물론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초기 우주의 은하와 그 사이를 채운 천체들까지 우주 진화 역사의 모든 단계를 탐구할 수 있는 셈이다.

이를 토대로 우주를 3D 지도로 만드는 일도 가능하다. 또 가시광선,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관측하는 허블 우주망원경과 달리 이 망원경은 중간적외선(0.6~28.5㎛) 영역의 신호까지 관측할 수 있어 더욱 다양한 천체를 관측하는 데 유리하다. 초고해상도의 적외선 카메라를 비롯한 첨단 기기 4종을 탑재하고 있다. 우주의 신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인류의 눈'으로 우주 관측 역사의 새 시대를 열 것이란 평가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고도 500~600㎞의 지구 저궤도에서 약 97분마다 한 번씩 지구 궤도를 돌면서 천체를 관측했던 반면, JWST는 지구에서 약 150만㎞ 떨어진 '라그랑주 L2' 점에서 지구와 같은 속도로 태양 주위를 돌며 심(深)우주를 관측할 예정이다. 라그랑주 점은 태양이 지구를 끌어당기는 힘과 지구의 원심력이 서로 상쇄되는 안정적인 궤도다.

이날 JWST는 발사 후 27분 만에 목표 고도인 1400㎞에 정상 도달해 로켓과 분리됐다. 발사 후 약 30분 뒤에는 태양열 어레이를 펼쳤다. 발사되고 약 2시간 뒤 안테나를 전개한 다음에는 지상 관제센터에서 망원경의 정상 작동을 확인했다. 그레고리 로빈슨 NASA 본부 JWST 프로그램 디렉터는 "오늘 발사는 임무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약 29일간 진행되는 복잡한 과정의 우주망원경 전개와 운용 궤도 진입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JWST를 정상 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망원경은 본격적인 관측 임무에 앞서 향후 6개월간 시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망원경의 예상 가동 연한은 최대 10년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넬슨 국장은 성경 구절을 인용해 이 망원경을 "창조의 맨 처음부터의 빛을 포착할 타임머신"이라고 표현했다.

JWST는 NASA가 ESA, 캐나다우주국(CSA)과 함께 1996년부터 추진 중인 국제 프로젝트다. 기획부터 개발, 제작, 발사에 이르기까지 무려 25년이 걸렸다. 개발 초기만 해도 2007년 발사를 목표로 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난항을 겪으며 수차례 미뤄졌다. 소요 예산 역시 애초 10억달러에서 현재 약 97억달러로 거의 10배가 됐다. 이 중 약 88억달러는 올해까지 망원경 개발·제작에 사용됐고, 8억6100만달러는 발사 후 5~10년간 운용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송경은 기자 / 김성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