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 안맞는 갈라파고스 규제 비판
제도 시행 10년만에 역사속으로
부모·자녀 자율적 이용시간 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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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대 온라인 게임 이용을 금지한 ‘게임셧다운제’가 폐지된다. 셧다운제는 청소년 게임 과몰입을 막는다는 목적으로 도입됐지만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환경이 급변하면서 시대와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규제’라는 비판에 따라 제도 시행 1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앞으로는 셧다운제와 중복 시행되던 ‘게임시간선택제’로 제도가 일원화돼 부모와 자녀가 자율적으로 게임 이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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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청소년보호법 일부개정법률이 2022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게임사가 청소년의 심야 시간 온라인 PC 게임 접속을 차단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을 내야 했다. 개정 청소년보호법은 셧다운제라 불리던 이 조항을 삭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셧다운제는 2000년대 들어 청소년의 게임 과몰입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2011년부터 시행된 제도다. 청소년 수면권 보장과 게임 과몰입 방지가 목적이었지만 시행과 동시에 많은 논란을 낳았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2년 한 중학생 프로게이머가 프랑스의 ‘스타크래프트’ 대회에 출전했다가 자정이 되자 게임을 급히 끝내고 퇴장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규제라는 점에서 국내 게임 산업 성장을 저해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이에 셧다운제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위헌 소송까지 있었지만 헌법재판소가 2014년 합헌 판단을 내리며 셧다운제는 명맥을 이어왔다.
헌재의 결정에도 셧다운제가 시대착오적인 제도라는 지적을 지속적으로 받은 것은 청소년을 둘러싼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면서부터다. 웹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영상 등 청소년이 몰입하는 온라인 콘텐츠가 모바일 중심으로 다양해지고 있는데도 온라인 게임의 사용 시간만 규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해 8월 입법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셧다운제는 도입 초기를 제외하면 청소년 수면 행태나 과몰입 위험군 감소에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난해 6월 불거진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국내 청소년 이용 금지 사태는 셧다운제 폐지 논의에 불을 붙였다. 게임 운영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심야 시간에 게임을 할 수 없는 한국 청소년을 위한 시스템을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성인만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초통령 게임’이라 불리는 마인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성인용 게임이 되고 이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잇따르자 정부는 셧다운제를 폐지하기로 본격 합의했다.
다만 셧다운제가 사라진다고 해도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는 제도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셧다운제와 중복 시행되던 게임시간선택제로 제도가 일원화된다. 게임시간선택제는 18세 미만 청소년 본인 혹은 법정대리인의 요청이 있으면 원하는 시간대로 온라인 게임 이용 시간을 설정할 수 있는 제도다. 이용자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 기관인 게임문화재단에 신청 대행을 맡기면 재단이 각 게임사에 이용 시간 제한을 요청하는 식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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