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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민·관 연구기관 대부분 “집값 계속 오를 것” [2022 신년특집 - 새해 투자 기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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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전망

3월 대선 이후 각종 규제 완화 기대감

지방선거로 부동산 시장 활황 가능성

집값 떠미는 높은 전·월세 가격도 근거

세계일보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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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지난해 3분기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을 기록했다. 영국의 부동산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2021년 3분기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23.9% 올랐다. 이는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실질 기준 상승률이다. 주요 국가 56개 중 1위다.

이렇게 오른 집값이 올해에 떨어질까. 정부에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우리 집값이 ‘변곡점’을 맞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안 떨어진다”는 쪽에 서 있는 모습이다.

우선, 정부가 말한 변곡점은 정확히 말해서 ‘하락’의 시점이 아니다. 정부가 ‘추세적 하락’이라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이유다.

2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가격 시계열 통계를 보면 전국의 아파트값은 2019년 9월 셋째부부터 지난주까지 단 1차례도 하락한 적이 없다. 서울은 2020년 6월 첫째주부터 그렇다.

이런 이유로 문재인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관한 한 역대 ‘최악’의 정권으로 평가된다. 집값을 잡겠다고 공언한 이들이 정반대의 ‘통제불능’ 성적표를 국민에게 내밀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수치가 이를 더 명확히 보여준다. 업계(KB)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과거 10년간 1억3000만원 올랐는데 2019년부터 올해까지 단 3년 만에 1억8000만원 상승했다. 단독주택 가격 상승폭도 동 기간 비슷한 수준으로 뛰었다.

수도권의 경우 더 큰 격차를 보였다. 2020∼2021년 수도권 가격 상승액은 2억8000만원이다. 반면 지난 10년간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액은 1억6000만원이다.

뜸한 거래가 이런 가격대를 고착화할 것이란 우려가 깊다. 서울의 지난해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 들어 급감해 최저수준에 근접했다. 2020년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거래량(한국부동산원)은 통계 집계 이후 역대 최저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역사적 저점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한다. 2012∼2013년 시장 침체기 및 9·13 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감했던 2019년 2월을 업계에선 ‘역사적 저점 수준’(2000건 미만)으로 꼽는다. 대출규제 강화와 집값 고점 인식 등의 영향이다.

정리하면,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 성과는 “가격을 오를 대로 올렸고 거래는 죽였다”로 귀결된다. 최근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 후보가 다주택자 표심을 겨냥한 세금 규제 완화 카드까지 언급하면서 ‘눈치보기’로 거래는 더 줄었다.

또한 이런 거래 절벽을 집값 하락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민·관의 각 연구기관은 2022년에도 집값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3.7%,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 국토연구원은 5.1%(수도권) 등으로 올해 주택가격 상승을 점쳤다. 서울 등 핵심 입지 공급 물량 부족과 대선 이후 규제 완화 가능성, 연이은 지방선거 변수, 임대차 3법 시행 이후 집값을 떠미는 높은 전·월세 가격 등의 이유에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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