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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3 (월)

'윤석열·이준석' 갈등 봉합 안개 속…김종인은 '패싱'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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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기싸움은 오늘(6일)도 이어졌습니다. 윤 후보의 인선안과 이 대표가 제안한 연습문제 등을 두고 두 사람이 또 다시 충돌한 건데요. 김종인 전 위원장은 선대위에서 자신도 패싱 당했었다고 털어놨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전합니다.

[기자]

[김민규/국민의힘 당원 (지난해 12월 6일) : 대선이라는 이번 항해의 여정에서 우리의 컨셉은 불협화음이어야 합니다.]

지난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출범식에서 시민대표로 연설대에 올랐던 고3 김민규 군입니다. 주요 정당의 선대위 출범식에서 고등학생이 대표로 연설한 건 최초였는데요. 김군의 선발 이유, 남다른 예지력 때문이었을까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 '준석열 브라더스'의 불협화음 끝에 선대위는 해체 수순까지 밟았는데요.

윤 후보, '매머드 선대위'를 버리고 '슬림한 선대본부'를 택했죠. 그러면서 일단 이 대표에게 앞으로 잘해보자는 메시지를 던졌는데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어제) : 저나 이준석 대표나 국민과 당원으로부터 똑같은 명령을 받은 입장입니다. 저도 이준석 대표께서 대선을 위해서 당대표로서의 역할을 잘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도 이에 호응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윤 후보의 선대위 쇄신안에 손을 들어주며 화답했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개편의 방향성은 큰 틀에서 봤을 때는 제가 주장해왔던 것과 닿아있는 부분이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파격적으로 변화를 이끌어 나간다면은 우리 후보가 다시 인기를 많이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메시지가 한층 부드러워졌죠. 이 대표 딴에는 유화적 제스처였을까요? 비단주머니 시즌2, 이른바 '연습문제'를 윤 후보에게 제시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저는 명시적으로 권영세 의원님께 연습 문제를 드렸고 연습문제를 어떻게 풀어주시느냐에 따라 가지고 앞으로 신뢰관계나 아니면 협력관계가 어느 정도의 결합도를 가지고 이뤄질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윤 후보가 연습문제를 어떻게 푸는지 지켜보고 다시 손을 잡을지 말지 판단하겠다는 얘기인데요. '연습문제'는 크게 3가지였다고 합니다. '지하철 출근길 인사'와 '젠더·게임 특별위원회 구성', 그리고 '플랫폼노동 체험'이었다고 하는데요. 특히 플랫폼노동 체험은 이 대표가 직접 운전을 하고 윤 후보가 배달에 나서는 그림을 구상했다고 합니다. 잠시 중단됐던 '브로맨스'를 다시 연출하며 화해 무드를 조성할 요량이었던 거 같은데요.

하지만 봄 기운도 잠시였습니다. 윤 후보, '연습문제'라는 표현이 마음에 걸렸던 걸까요. 이 대표가 자신을 아직 준비가 덜 된 연습생으로 보는 건가 싶었나 봅니다. 연습문제 풀이를 거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이 대표도 불쾌감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어제 저녁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기원하며 무운을 빈다"고 일방 통보한 겁니다.

윤 후보, 그래도 이 대표가 내심 마음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오늘 오전 예고도 없이 첫번째 연습문제 풀이에 나섰는데요. 서울 여의도역 앞에서 지하철 출근길 인사 미션을 수행한 겁니다. 오전 8시부터 약 40분 동안 시민들을 만나 인사했는데요. 윤 후보는 시민들에게 90도로 꾸벅 허리를 숙이며 새해 덕담을 건넸습니다.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이 대표 제안이 영향을 미쳤나요?) 아무래도 국민들과 소통을 많이 해야 안 되겠습니까?]

윤 후보, 쑥쓰러운 듯 국민 소통이라고 에둘러 말했는데요. 약간 벌칙 수행 같은 느낌도 있었지만요. 이 대표의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일부러 연습문제를 푼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이미 토라질 대로 토라진 뒤였습니다. "연락받은 바도 없다",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또 다시 두 사람의 미묘한 엇박자가 이어진 셈인데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이 대표, 오늘 최고위에서는 인선안 보이콧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권영세 사무총장 임명까지는 찬성했지만 '윤핵관'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의 전략기획부총장 임명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겁니다. 하지만 윤 후보가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히면서 둘은 정면충돌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 저는 권영세 사무총장의 임명에는 어떤 이견도 없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사안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있었고 그래서 제 의견을 정확하게 이야기했고 어제부터 이 갈등 해소를 위한 여러 가지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은 부분도 있고 앞으로 지켜보겠습니다. 어떻게 진행되는지.]

결국 윤 후보가 당무우선권을 행사하며 이철규 의원의 임명도 뜻대로 밀어부쳤죠. 이렇게 사사건건 부딪치는 두 사람, 마치 연애 중인 커플을 연상케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두 사람은 지금 연애하는 거라고 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연애하다가 지금 엄청나게 심한 싸움이 벌어진 거죠. 연애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연애하다가 원수처럼 싸우는 경우도 종종 있잖아요. 헤어지자고 했다가 또다시 재결합하기도 하고.]

싸우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를 반복하는 연인들이란 평가입니다.

여기서 잠시 박 마커의 '슬기로운 과거탐구생활' 가볼까 합니다. 준석열 브라더스의 지난했던 연애사를 되돌아볼 텐데요. 사실 두 사람의 갈등, 윤 후보의 기습 입당 때부터 시작됐죠.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 제가 사전에 어떤 교감이나 양해나 이런 상의도 없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을 했습니다. 그분들이 좀 상심하셨을 수도 있지만…]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해 8월 2일) : 2일에 입당하는 것으로 저희가 사전에 양해가 있었는데 이건 좀 의아하긴 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섭섭하시죠? 솔직히.) 아니죠. 의도가 뭔지 모르겠으니까 섭섭하기도 전이죠.]

입당 이후에도 두 사람은 '어사(어색한 사이)'를 유지하며 냉온탕을 오갔는데요. 그러다 지난해 11월, 후보 일정 조율 문제와 이수정 공동선대위원장 임명 등을 두고 '이준석 패싱' 논란이 일었죠. 결국 '제2의 옥새 들고 나르샤' 파동으로 갈등이 분출됐는데요. 이 대표가 "그렇다면 여기까지"란 메시지를 남기고 돌연 잠적한 겁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해 11월 29일) : 저는 어제 그게 (윤석열 후보의 충청 일정이) 언론에 릴리즈 되기 전까지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윤석열/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1일) : 부산에 좀…뭐라 그럴까… 좀 리프레시 하기 위해서 간 것 같은데…]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JTBC '뉴스룸'/지난해 12월 2일) 저는 당대표는 적어도 대통령 후보의 부하가 아닙니다. 같이 협력해야 되는 관계이고…]

결국 김기현 원내대표 등이 중재에 나서면서 극적인 '울산 합의'를 이뤄냈죠. 하지만 윤핵관 문제와 신지예 영입 등을 두고 둘 사이는 재위기를 맞았는데요. 이 대표가 선대위 사퇴를 선언하면서 위태로웠던 브로맨스는 18일 만에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달 21일) :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서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열린 국민의힘 의총 소식, 앞서 신 체커가 전해드렸지만요. 말 그대로 이 대표를 향한 성토대회가 열렸다고 하는데요. 이준석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셌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원내대표 : 대표가 당연히 참석해야 될 의무가 있고 대표가 많은 의인들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 답변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특히 의총장 안에서는 이 대표를 겨냥해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같은 '사이코패스', '양아치'란 격한 표현도 쏟아졌다고 합니다. 이 대표의 내부 총질과 돌출 행동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인데요. 사실 이 대표의 MBTI를 고려하면 이해 가능한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ESTP, '모험을 즐기는 사업가형'이라고 하는데요. 이 유형의 특징은 보통 자기 주장이 강하고 즉흥적인 면이 있다고 합니다.

모험 끝에 사면초가에 몰린 이 대표, 이때 구원군이 등장했습니다.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인데요.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러니까 사실은 내가 총괄선대위원장이라고 명칭만 해놓고 당의 인사 이런 게 전혀 나한테 전달이 안 돼요. (거의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거네요, 그러면 과정에서?) 예.]

'이준석 패싱'은 물론 '김종인 패싱'도 있었다는 말이죠. 김 전 위원장, 선대위 운영이 비정상적이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이 대표가 선대위 사퇴와 공개 비판이란 극약처방을 내린 이유가 있다고 본 듯한데요. 신지예 영입이나 삼프로TV 출연 등도 사전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종인/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그러면 삼프로TV 나갈 때 위원장님도 모르셨어요? 거기 나가는 걸?) 나는 나간다는 걸 몰랐어요. 거기 나가는 거를. 나는 나가는 것도 몰랐고 누가 준비하는 것도 몰랐고, 그런 등등 한 걸 갖다 내가 지난 한 달 가까이 보면서 도저히 이런 식으로 가선 안 되겠다 해서 내가 후보하고도 몇 번 의논한 거예요.]

네, '줌 인'이 선정한 오늘의 인물, 이준석 대표였는데요. 위기의 이 대표, 이 난국을 타개하고 윤 후보와의 브로맨스를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대사로 대신합니다.

[영화 '연애의 온도' : 너 그거 알아? 헤어졌던 사람들이 다시 만날 확률이 82%래. 근데 그렇게 다시 만나도 그 중에서 잘 되는 사람들은 3%밖에 안 된대.]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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