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7 (수)

이슈 '오징어 게임' 전세계 돌풍

위기의 美 골든글로브 ‘오징어게임’도 안간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최측 부패·인종차별 등 스캔들

9일 시상식, 영화계는 ‘보이콧’

‘오겜’ 이정재·오영수 등도 불참

456번 ‘성기훈’(이정재)이나 1번 ‘오일남’(오영수)이 미 골든글로브 시상식 레드 카펫에 서는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할리우드 주요 제작사와 배우들의 보이콧으로 올해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파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세 부문 후보에 오른 ‘오징어 게임’ 배우와 제작진들도 불참키로 했다. ‘오징어 게임’은 드라마 작품상,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후보다. 시상식 주최자인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지난해 초부터 각종 부패 및 인종·성차별 스캔들로 바람 잘 날 없었다. 이에 대한 항의 표시로, 제작사와 배우 대부분은 올해 골든글로브를 냉담하게 외면하고 있다. 행사는 오는 9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지만, 주최 측은 아직 사회자도 못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 이정재는 소속사를 통해 “다른 일정과 입·출국 자가 격리 기간 등을 고려하면 참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배우 오영수는 7일 연극 개막을 앞두고 있어 참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제작사 싸이런픽쳐스 김지연 대표와 황동혁 감독도 시상식 참석을 위한 출국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골든글로브에서 재작년과 작년 ‘기생충’과 ‘미나리’가 연달아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지만, 드라마 부문 후보를 낸 건 처음이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한국 드라마 최초의 미 골든글로브 수상 기록을 세우더라도, 현지 상황을 생각하면 맘 놓고 기뻐할 수만은 없게 돼 버렸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 양대 영화 시상식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해 초 재정 문제와 부패 의혹이 폭로됐고, 회원 87명 중 흑인이 단 한 명도 없는 백인 위주 구성으로 인종차별 논란을 일으킨 데 이어 성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배우 톰 크루즈가 트로피 3개를 반납했고, 할리우드 스타들을 관리하는 홍보사 100여 곳이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주요 제작사들도 보이콧에 동참했고, 넷플릭스도 자사 작품을 출품하지 않았다. 후보 선정은 출품 여부와 상관없이 이뤄졌다.

미 ABC방송은 5일 “주최 측이 관계자들에게 참석 의사를 물었으나, 도미노가 쓰러지듯 전부 거절했다”는 인터뷰를 전하며 “매년 할리우드 최고의 파티 날이었는데, 올해는 단 한 명의 셀럽도 참석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방송 파트너였던 NBC방송은 올해 중계를 보이콧했고, 온라인 중계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CNN은 “레드 카펫도 청중도 없다. 열리긴 하지만 진짜 열리는 게 아닌 기묘한 시상식”이라고 했다.

[이태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