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3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4월부터 카페 일회용컵 다시 금지…물티슈 막는 나라도 있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6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커피를 제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컵, 빨대, 젓는 막대, 비닐봉지…. 올해 카페나 편의점 등에서 사라질 예정인 일회용품들이다. 정부는 비대면 소비 확산에 따른 폐기물 급증 등의 문제를 들어 '플라스틱 다이어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플라스틱과의 전쟁은 한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진행 중이다.

4월 1일부터 카페 내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다시 금지된다. 6월 10일부터는 일회용 컵에 '테이크 아웃' 음료를 담을 때도 반드시 보증금을 내야 한다. 11월 24일엔 카페 안에서 일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등도 쓸 수 없다. 편의점·제과점에선 비닐봉지 사용이 금지된다. 이러한 일회용품 규제는 갈수록 강화될 계획이다.

이를 두고 소비자 반응은 엇갈린다. "점점 감당하기 어려운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찬성 의견도 있지만, 관련 기사에 "일회용이 더 안전하다" "불편한데 왜 금지하는지 모르겠다"는 부정적 댓글을 달기도 한다.

중앙일보

5일 서울 구로자원순환센터에서 직원들이 버려진 일회용 플라스틱 컵 등을 분리 선별하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늘어나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 골칫거리다. 1950~2015년 지구 상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83억t 가운데 1억t만 재활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반 이상인 49억t은 쓰레기로 변해 지구 어딘가에 버려졌다. 그리고 이런 폐기물은 해가 갈수록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해외에선 국내보다 훨씬 더 강력한 일회용품 감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대표적인 게 프랑스, 영국 등 유럽 국가다. 프랑스 정부는 올해 들어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하는 주요 과일·야채를 플라스틱이나 비닐로 포장하는 걸 아예 법으로 금지했다. 오이와 고추, 오렌지, 레몬 등 30종이 규제 대상이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신선 농산물의 일회용 포장 금지를 "진정한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한 상점에서 랩으로 포장된 상태로 진열된 오이. 프랑스는 올해부터 오이 등 주요 야채와 과일에 대한 플라스틱, 비닐 포장을 금지했다.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판매된 과일·야채의 37%가 플라스틱으로 포장됐다. 이번 규제로 연간 10억개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을 줄일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 등은 토마토를 종이로 포장하는 등 변화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1.5kg 이상 대형 팩, 작게 썰거나 가공한 과일 등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됐다. 프랑스 정부는 블루베리 같은 부드러운 과일을 포함한 모든 과일·야채에 대한 플라스틱 포장을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다.

프랑스와 이웃한 영국 정부는 아예 '플라스틱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지난해 11월 일회용 접시·식기 사용 등을 아예 금지하는 논의에 착수했다. 12주 동안 진행되는 이번 논의엔 접시·식기·컵뿐 아니라 물티슈, 담배 필터 등에 넣는 플라스틱을 규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곧 일회용품을 대거 규제하는 방향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영국 내에선 매년 11억개의 일회용 접시, 42억개 넘는 일회용 식기류가 사용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플라스틱 재질이지만 폐기 후 재활용되는 건 10%에 불과하다고 영국 가디언이 보도했다. 정책 변화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대폭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조지 유스티스 영국 환경부 장관은 "플라스틱이 우리 환경, 해양 생물에 끼치는 피해에 대한 인식이 커지고 있다. 우리는 포장재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폐기물 관련 품목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아예 금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지난해 1월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식당에 플라스틱 대신 종이로 만든 배달용기가 쌓여 있다. AF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에 앞서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와 미국·호주 일부 지역 등에선 일회용 제품 규제가 이뤄졌다. 중국 정부도 2025년까지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전면 금지한다는 계획을 2020년 초 발표한 바 있다.

물론 이들 국가 내에서도 소비자·산업계 등을 중심으로 규제가 너무 빠르고 강하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준비 기간이 짧고, 비용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하지만 환경단체 등은 각국이 플라스틱을 더 줄여야 미세플라스틱 등 심각한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프랑스 시민단체 '제로 웨이스트 프랑스'의 매니저인 모이라 투어너는 가디언을 통해 "지금은 기후 비상 상황이다. 사람들은 플라스틱 문제에 대해 긴급히 행동해야 할 필요성을 알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넌 뉴스를 찾아봐? 난 뉴스가 찾아와!

ⓒ중앙일보(https://www.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