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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러, 우크라 침공 땐 재앙…침입엔 나토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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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바이든 취임 1년 앞두고 회견
동맹국 대응 의견 차 드러내
‘소규모 공격 허용’ 해석 일자
백악관 “월경은 재침략” 진화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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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사진)은 19일(현지시간) 만약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재앙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경미한 침입’의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관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 사이에 이견이 존재한다고 인정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소규모 공격을 사실상 용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으면서 파장을 일으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움직임과 관련해 “내 생각에 그는 들어갈 것”이라면서 “그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10만명이 넘는 병력을 집결시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떤 식으로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세를 취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아직 전면전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가 미국과 나토를 가능한 한 크게 시험하기를 원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가 침공(invasion)을 할 경우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경미한 침입(minor incursion)일 경우 우리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인지를 두고 싸우게 될 것”이라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낮은 수준의 공격을 사실상 허용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우크라이나의 한 당국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침입과 침공을 구분하려는 것에 경악했다”면서 “푸틴에게 마음대로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라고 청신호를 켜준 것”이라고 CNN방송에 말했다.

파문이 커지자 백악관은 진화에 나섰다. 에밀리 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트위터에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군과 준군사요원, 사이버 활동의 차이를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러시아의 공세 수위에 상응한 대응을 다짐한 것이었다는 취지였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대통령에게 다음을 명확히 했다”면서 “만약 어떤 러시아군이라도 우크라이나 국경을 건넌다면 그건 재침략이고, 이는 미국과 동맹의 신속하고 가혹하며 단합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 내에는 어떤 일이 벌어지느냐에 따라 각국이 하고자 하는 일에 관해 차이가 존재한다”고 밝힌 것도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가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 수위를 두고 나토 회원국 사이에 이견이 존재한다고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은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 동맹국과의 단합을 연일 강조하고 있지만 유럽 내에선 유럽 차원의 대처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유럽의회 연설에서 미국 주도의 외교를 지원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유럽연합(EU)이 러시아와의 안정적인 관계를 수립하기 위한 스스로의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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