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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9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김건희 때렸는데 왜 尹지지 오르지? 2030女 이탈에 與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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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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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는) 정체성이 무속 그 자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대위의 사회대전환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4일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무속 의존성'을 거론하며 공세를 계속했다. 지난 16일 MBC가 ‘김건희 녹취록’를 방영한 이후 추 전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차례나 김씨를 물고 늘어졌다. “마구 내지르는 최순실보다 훨씬 은근하고 영악하다”(17일) “무서운 공작부부다”(23일)는 식이다.

추 전 장관 외에도 민주당의 많은 중량급 인사들이 김씨를 타겟으로 삼았다. 송영길 대표는 필리핀의 독재자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부인 이멜다까지 끌어들였다. 송 대표는 지난 1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자기 부인은 정치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식으로 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난 것 아니냐”며 “완전 ‘제2의 이멜다’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4선의 우상호 의원은 녹음에 담긴 “미투(MeToo)가 터지는 것이 다 돈을 안 챙겨 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야”는 김씨의 말에 대해 “이런 인식이 저는 아주 천박하다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尹, 30대 女 지지율 전주 대비 9%P 상승



‘김건희 때리기’에 열을 올리던 민주당 앞엔 24일 빨간불이 들어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서 2030 여성층에서 윤 후보의 지지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지난 16~21일 6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304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윤 후보는 30대 여성 지지율이 전주 대비 9%포인트 뛰어오른 45.6%를 기록했다. 이 후보는 28.7%에 그쳤다.

윤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안티 페미니즘’ 정책 여파로 20대 여성 사이에선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지만 28.6%로 선전해 이 후보(28.2%)를 앞질렀다. 비록 오차 범위 내였지만 한주 전 조사에선 이 후보(29.6%)가 윤 후보(28.2%)에 앞섰다.

‘쥴리 벽화’가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외벽에 등장했을 때와도 비슷한 양상이다. 벽화 논란 직후인 지난해 7월 4주차 리얼미터 조사에서 여성들의 민주당 지지도는 34.2%로 전주 대비 4.6%포인트 떨어졌지만 국민의힘 여성 지지도는 31.1%로 전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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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사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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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구동성 ‘김건희 악마화'의 부작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은 “민주당의 공세는 다분히 감정적”이라며 “김씨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여성 폄훼 표현들이 상당히 섞여들어가 여성 일반을 비난하는 것처럼 비춰지기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박성민 민 정치컨설팅 대표도 “젊은 여성층엔 폭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딜레마 “윤석열, 무속 리스크 명확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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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진 법사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아내 김건희 씨가 오랜 교분이 있었다며 사진과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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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에선 당황한 기색이 읽히고 있다. 선대위 전략에 관여하는 한 인사는 “무속 의존성이 윤 후보의 국정운영 능력을 의심케 하는 큰 문제라는 건 사실이지만 일부 인사가 김씨를 비난하는 데 열을 올려 일을 그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3일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서던포스트의 조사에선 윤 후보의 무속 리스크가 이 후보의 ‘형수 욕설’에 버금가는 악재로 확인됐다. CBS의 의뢰로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면접조사에서 ‘무속신앙 및 무속인과의 관계’가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 답변은 60.7%에 달했다. ‘형수 욕설’이 이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은 63.3%였다.

선대위 내부의 여성 인사는 “김씨에 대한 인격적 비난들을 여성들이 자신을 향한 공격으로 느낄 여지가 충분하다”며 “비판의 초점을 윤 후보의 능력에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무속 리스크를 윤 후보 본인 공격에만 활용하고 있다. “무당이 굿을 해서 (북한을 향해) 국가 지도자가 선제타격 미사일 버튼을 누르면 어떻게 할 것이냐”(23일 수원역 연설)는 식이다.

배종찬 소장은 “허위 경력 논란이 터졌을 때는 윤 후보의 여성 지지율이 크게 빠졌었다”며 “무속 리스크도 이성적 근거를 가지고 접근해야 유효한 공세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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