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플루엔자 정보 공유 기구 지사이드(GISAID)는 세계 123개국의 최근 4주간 오미크론 점유율을 공개한다. 이에 따르면 24일 기준 전체 감염에서 오미크론이 차지하는 비율이 50% 이상인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72개국(123개국 중 약 59%)에 달한다. 호주가 위치한 오세아니아를 포함해 전 대륙에 걸쳐 있다. 괌·몰도바·말라위 등은 오미크론 검출률이 100%다. 한국도 오미크론 비율이 설 연휴 이후 80~9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국 오미크론 검출률.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반면 24일 기준 미국·영국·일본의 델타 검출률은 각각 7.1%, 2.5%, 5.4%에 불과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은 현재 170여 개국에서 발견됐고 "델타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의 전파 속도는 델타와 비교해도 놀랍다. WHO가 델타를 '우려 변이'로 지정한 건 지난해 5월 11일.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두 달 넘게 경과한 같은 해 7월 27일 기준 지사이드 집계 결과 델타 검출률이 80% 이상인 국가는 26개국이었다. 반면 오미크론은 WHO가 '우려 변이'로 지정(지난해 11월 26일)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검출률 80% 이상인 나라가 44개국이나 된다.
■ 오미크론에 놀란 세계, 여행객 입국 잇단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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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각국이 외국인 입국을 막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델타에 맞서며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던 세계는 델타보다 전파력이 2~3배 강한 오미크론 확산에 다시 움츠러들었다. 미국은 지난해 5월 10일 신규 확진자 2만 명대였고, 델타가 확산한 8~9월에도 20만 명을 넘지 않았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지난달 하루 확진자가 60만 명을 넘더니 이달 들어 80만 명대로 급증했다.
주요국 하루 확진자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다만 오미크론의 중증도가 델타보다 약하다는 게 공통된 분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13일 코로나19 확진자 약 7만 명을 분석해보니 오미크론 감염자는 델타 감염자에 비해 사망할 확률이 91%, 집중치료를 받을 확률 74%, 입원할 확률이 5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실제 아워월드인데이터 집계를 바탕으로 중앙일보가 분석해보니 델타가 확산한 지난해 6월 28일 세계 평균 치명률은 2.16%였으나
오미크론이 휩쓴 지난 23일 치명률은 1.59%로 감소했다. 같은 시기 영국의 치명률은 2.69%에서 0.97%로, 미국은 1.79%에서 1.23%으로 줄었다. 24일 중대본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9860명 대상 분석 결과 치명률이 0.16%로, 델타 치명률(0.8%)의 5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같은 연구에선 인플루엔자의 치명률을 0.1%로 추정했는데, 오미크론의 치명률이 겨우 0.06%포인트 높았다.
주요국 델타 우세종 당시와 오미크론 우세종인 현재 치명률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
영국과 미국 등에선 오미크론 확산이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영국의 하루 확진자는 지난 4일 21만 명대로 치솟았으나 지난 23일 다시 7만 명대로 급감했다. 이에 영국은 백신 패스, 마스크 착용 등 의무 조치를 해제하고 다시 '위드 코로나'로 돌아갔다. 미국도 하루 확진자가 지난 23일 19만 명대로 내려앉았다.
유럽에선 오미크론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정점을 찍은 뒤 엔데믹(풍토병)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사무소장은 23일 AFP통신에 "오미크론이 오는 3월까지 유럽인 60%를 감염시킬 수 있다"며 "팬데믹이 종말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오미크론 확산세가 진정되고 나면 상당수가 백신이나 감염으로 면역력을 갖추게 된다"고 강조했다.
■ “지금 나온 백신으로는 오미크론 막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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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등 기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해도 오미크론 변이를 막기 어렵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23일 "상황이 좋아 보인다"며 비슷한 낙관론을 내놨다. 하지만 경계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중증도가 낮은 건 사실이지만,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중증 환자도 급증할 수 밖에 없다. 여전히 가볍게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파우치 소장 역시 "오미크론 이후 코로나19가 풍토병으로 전환될 수 있지만, 면역 체계를 피하는 또 다른 변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만 그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미크론 이후의 변이가 관건이란 이야기다.
■ 미국 하루 확진 1주새 10% 감소 “오미크론 정점 지나”…사망자는 안 꺾여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하루 최대 100만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던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꺾이면서 오미크론발 대유행의 정점이 지났다는 관측이 나왔다.
임선영·김서원 기자 youngcan@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기자 kim.hyeonseo1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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