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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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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요청에 비빔면 증량…모디슈머 전성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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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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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다 V-LIVE(브이라이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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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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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에 ‘모디슈머’ 마케팅이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로, 다양한 재료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조합해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이들을 뜻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조리법을 활용하거나 모디슈머 요청으로 출시되는 신제품이 최근 늘고 있다. 팔도는 중량을 20% 이상 늘린 ‘팔도비빔면 컵 1.2’를 지난 26일 선보였다. 가격 인상은 없다. 면 중량만 기존 85g에서 102g으로 늘려 100만개 한정 판매한다.

이번 제품은 방탄소년단(BTS)의 ‘비빔면 증량 요청’이 현실화돼 화제가 됐다. BTS의 멤버 RM(김남준)이 한 라이브 방송에서 비빔면 컵을 즐기며 “1.5배 수준의 새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주문을 하자 팔도가 화답한 것이다.

그간 BTS는 팬들과 만나는 라이브 방송 등에서 팔도비빔면으로 다양한 방식의 요리법을 선보여왔다. 팔도 관계자는 “소비자의 피드백은 제품 개발에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봉지면도 중량을 20% 늘린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와 동원F&B는 함께 진행한 ‘국민셰프 레시피 서바이벌 밀키트 데뷔전’ 수상작 중 일부 제품(볼케이노참치 크림 누들떡볶이 등)을 다음달 상품으로 내놓는다.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40만명의 고객이 직접 선택한 7가지 재료와 레시피로 만든 ‘별의 별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모디슈머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농심이다. 농심이 지난해 10월 출시한 ‘카구리 큰사발면’은 출시 후 한 달여 만에 230만개 이상 팔리며 품귀현상까지 벌어졌다. 기존 너구리에 카레 조각을 넣어 만든 카구리는 PC방에서 유행하는 조리법을 상품화했다. 매콤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이 특징으로, 1020세대에서는 ‘게임이 잘 되는 맛’으로 유명하다. 농심은 카구리 전에도 영화 <기생충> 흥행에 힘입은 ‘짜파구리’ 출시로 모디슈머 열풍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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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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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업계와 편의점도 합류했다. 편의점 GS25는 지난해 11월 막걸리 업체 서울장수와 ‘막사’라는 제품을 내놨다. 2030세대가 등산을 다니며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어 먹는 것을 착안해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 5%의 저도주인 막사는 기존 막걸리보다 달고 부드러워 ‘즐기는 술’을 선호하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소비자들의 불편한 점을 해결하기 위해 상품 용기를 개발한 곳도 있다. 삼양식품과 오뚜기는 지난해 9월 점자 표기 용기면 제품을 선보였다. 시각장애인이 라면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용기면 물을 맞추려면 용기 안에 손가락을 직접 넣어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용기 외부 물 확인선 삽입 및 점자표기 용기면을 개발해 출시했다.

식품업계는 모디슈머 마케팅을 활용한 제품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제품 출시보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덜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검증된 맛으로 제품을 출시해 마케팅 비용이 크게 들지 않고 기존 제품의 매출 상승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요리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모디슈머 마케팅도 계속 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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