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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만리방화벽’도 中 올림픽 간판 에일린 구에겐 예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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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에일린 구가 지난해 6월 주얼리 브랜드인 티파니의 모델로 화보 촬영을 하는 모습/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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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프리스타일스키 스타 에일린 구(19)가 중국의 인터넷 검열을 두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며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중국의 프리스타일스키 대표로 출전한 구의 인스타그램에 최근 한 네티즌은 “중국 본토에 있는 수백만 명은 방화벽에 막혀 있는데 왜 당신만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있느냐”며 “당신만 이런 특혜를 누리는 건 불공평하다. 자유로운 인터넷을 누리지 못하는 중국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줄 수 없느냐”고 댓글을 달았다. 그러자 구는 여기에 “누구나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VPN(가상 사설망)을 내려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VPN을 깔아 해외 IP 주소를 경유해 ‘만리방화벽’이라고도 불리는 중국의 검열을 우회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이 대화가 오간 게시글은 얼마 안 있어 삭제됐다. 그러나 구가 며칠 후인 자신의 첫 올림픽 경기인 여자 프리스타일스키 빅에어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자 이 대화의 캡처본이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다시 올라며 논란이 확산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당국을 옹호하며 구를 감쌌지만 “나는 VPN도 못 구하는 걸 보면 ‘누구나’가 아닌가보다”라는 분노 섞인 반응도 적지 않았다. 구가 누구나 VPN을 통해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 것을 비꼰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대부분의 서구 소셜미디어 이용이 불가능하다. 방화벽과 공안 당국의 인터넷 검열 정책인 ‘황금 방패’가 중국 정부가 예민하게 생각하는 인터넷 웹사이트 접속이나 소셜미디어 이용을 원천 차단하기 때문이다. 많은 중국인들이 VPN을 이용해 해외 IP를 획득한 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검열 체제를 우회해 인스타그램 등을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최근 앱 스토어에서 VPN을 삭제하는 등 VPN 단속을 조이면서 개인 간 VPN 거래가 수십만원 수준에서 이뤄지기도 한다.

이번 올림픽 기간 외국인 선수들과 외신 기자들은 특별히 이 같은 규제의 예외를 인정받아 선수촌과 경기장 등 일부 장소에서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구의 경우 중국 대표로 본토에서 경기를 치르는 와중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중국 정부가 이를 눈감아주고 있는 상황이다.

구는 지난 2019년까지 미국 대표팀 소속이었으나 그해 6월 돌연 어머니의 모국인 중국 대표팀으로 소속을 옮기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프리스타일스키 월드컵에서 메달을 휩쓸며 강력한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오른 그는 중국에서도 수십개 광고를 찍는 등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이 같은 독특한 이력으로 이번 올림픽 내내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남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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