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지난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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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대만에 대한 중국의 위협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대만 정부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대만 고위 당국자 2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대만 정부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오는 10~11월 중국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확정하려는 시진핑 국가주석으로서는 군사 행동을 취할 여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미국의 관심이 동유럽의 전쟁에 쏠러 있더라도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당대회를 앞두고 국내 정세 안정을 최우선시하고 있는 데다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걸림돌이 될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중국도 대만을 공격할 위험성이 크다는 우려에 선을 그은 것이다.
대만 정부는 중국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공격하는 데 충분한 군사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전 세계의 관심이 우크라이나에 집중된 사이 중국이 군사 훈련을 강화하거나 대만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들 당국자는 말했다. 대만은 지난달 총통 직속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우크라이나 정세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중국 내에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의 대만 정책에 도움이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에 있는 싱크탱크 궈관의 장퉈성 연구원은 이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다른 국가들이 중국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지켜볼 것이기 때문에 우리와 미국의 관계가 더 어려워지고 중국과 유럽연합(EU)과의 관계도 매우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일부 서방 당국자들은 중국이 우크라이나 위기를 대만 침공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보고 있으나 중국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중국의 대만 통일에 도움이 되리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CNN 타운홀 행사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미국은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쿼드(미국·인도·일본·호주) 외무장관 회담에 참여해 인도·태평양 지역을 중시하는 미국의 대외 정책이 후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한 바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보다 오히려 대만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 국방부 부차관보는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상대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환상이라면서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들이 중국을 상대하는 것보다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상대하는 능력이 더 낫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한눈을 팔면서 중국에 대만 침공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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