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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등교 일수 적은 학교 학업 불평등 커졌다”…고2 상·하위권 비율 늘고 중위권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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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코로나19 영향으로 등교 일수가 줄어든 학교일수록 중위권이 줄고 상·하위권 학생들은 늘어나는 학업 불평등이 커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하위권은 최소한의 학습기회 상실로 비중이 늘고, 상위권은 사교육을 통해 성적이 올라 비중이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연세대 양희승·한유진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2년간 등교 제한이 학생들의 학업성취도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해당 연구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 분석 세미나’와 코로나 19 특집 웨비나 ‘오미크론, 끝인가 새로운 시작인가’ 보고서를 재구성해 작성됐다.

2020년 국내 고등학교의 등교 일수는 2019년 법정 등교 일수 190일에 크게 못미친 104일에 그쳤다. 직전 년도에 비해 평균 86일(약 17주)간 등교하지 못한 것으로 학교에 따라 적게는 50일 미만, 많게는 150일 이상 등교수업을 진행하지 못한 곳도 있었다.

이같은 등교 제한 조치가 고등학생들의 평균 학업 성취도를 낮추지는 않았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국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국어, 수학, 영어 성적을 2015~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로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 내 학생들 간 학업 불평등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비해 크게 심화됐다. 연구진이 과학고와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를 제외한 일반고등학교의 학업성취도를 분석한 결과 등교 일수가 적은 학교일수록 불평등 정도는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등교일수 100일 이상인 학교의 국·영·수 중위권 비율은 각각 90%, 88.9%, 89.2%였지만, 등교일수 100일 미만인 학교의 국·영·수 중위권 비율은 각각 86.9%, 84.8%, 84.3%로 3~5%포인트 더 낮았다. 반면 상위권·하위권 학생 비율은 등교일수가 적은 학교에서 상대적으로 더 커졌다. 등교일수 100일 이상 학교의 국·영·수 하위권 비율은 각각 6.0%, 6.2%, 7.1%인데 반해 등교일수 100일 미만 학교의 경우 각각 8.1%, 8.9%, 9.8%였다. 연구진은 “상위권과 하위권을 구분할 수 있는 표준편차 1.5이상과 -1.5 미만 학생은 전체 학생 중 대략 5~7% 정도인데 2020년 분포에서 특히 하위권이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등교제한으로 공교육을 받지 못한 기간동안 본인 수준에 맞는 사교육을 통해 오히려 성적이 올랐을 것으로 추측했다. 반면 하위권 학생들의 경우 최소한의 공부 기회를 제공하는 등교 수업이 제한되면서 학업에 손을 놓아버렸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사회·경제적으로 어렵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봐줄 보호자가 없는 가정의 아이들이 등교 제한의 희생자였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개선하는 정책이 반드시 추진해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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