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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2 (화)

이슈 초중고 개학·등교 이모저모

응급실 부족에 애타는 영유아 부모… 확진자 폭증에 ‘정상등교’ 원칙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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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진·재택치료자 급증

음압격리실 이용 충분치 못해

제때 치료 못 받을까 불안 가중

오미크론 우세화 뒤 확진 15배↑

내주 중증환자 1000명 달하고

3월 중순 확진자 27만명 예측

18세 이하 감염 전주대비 2배↑

요양시설·병원 집단감염도 빈발

팍스로비드 효과… 투약대상 확대

세계일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와 함께 위중증 환자가 확산세를 보인 지난 20일 코로나19 전담병원인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119 구급대원과 의료진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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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재택치료자가 급증하면서 응급상황 대처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영유아를 둔 부모들은 아이가 아픈 상황에서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다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최근 응급실 기능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확진자가 일반 환자와 섞여 응급실을 이용할 경우 전파 위험이 있다. 이 때문에 열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음압격리시설을 갖춘 응급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충분하지 않은 것이 문제다. 정부는 확진자의 경우 코로나 전담 응급전용병상을 활용하라고 안내하지만, 병상이 별도로 지정돼 비어 있는 것도 아니다.

이렇다보니 응급상황에서도 병원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많다. 최근 경기도에서 부모 확진 후 생후 22일 아기가 38도가 넘는 열이 나고 경기를 일으켜 119를 불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 판정 전이라 밀접접촉자인 아기는 일반 응급실을 이용할 수 없었고, 1시간 넘게 기다려서야 진료를 받았다. 아기는 다음날 확진 판정 후 위급환자로 분류돼 병상을 배정받았다. 구급현장에선 뇌졸중이 와도 열이 있으면 응급실 자리가 날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한다.

방역 당국은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이달 말이나 3월 중 정점에 달하고, 하루 최대 14만∼27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위중증 환자는 최대 1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교육부는 다음달 개학 이후 첫 2주일(3월2~11일)을 ‘적응주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 전면 원격수업이나 단축수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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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변종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21일 서울 중구 서울역 코로나19 임시 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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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학기 정점 전망… 개학 후 2주간 ‘전면 원격수업’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주 새 15배 가까이 증가했다. 방역 당국은 이 추세가 이어지면서 3월 초~중순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비를 넘기기까지 소아·청소년과 요양병원·시설 등 취약시설 보호가 관건으로 꼽혔다. 당국은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효과가 높자 40대 기저질환자까지로 투여 범위를 확대키로 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월3주(13~19일) 확진자 수는 56만3827명에 이른다. 오미크론 검출률이 50%를 넘어 우세종이 된 1월3주(3만8290명)와 비교하면 14.7배 많아진 것이다.

그나마 신규 위중증 환자수와 사망자수 증가폭은 확진자보다 작았다. 위중증은 225명에서 367명으로 1.63배, 사망자는 248명에서 309명으로 1.25배 늘었다. 이는 오미크론의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델타보다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델타와 오미크론 감염자 6만7207명을 분석한 결과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은 0.38%로, 델타 1.40%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치명률은 델타 0.70%, 오미크론 0.1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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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00만 명을 넘어선 21일 서울 광진구청 재난안전대책본부 종합상황실 상황판에 확진자 발생현황 등이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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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의 전파력을 고려한 국내외 10개 기관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예측을 보면 이번주 확진자는 13만명, 재원중 중환자는 500명 이상이다. 이후에도 유행이 확산하면서 3월2일에는 17만명 이상, 중환자 1000명 이상이 예상됐다. 정점은 5개 기관이 예측을 내놓았다. 2월28일 14만3000명, 3월5일 15만8000명, 3월16일 24만8000명, 3월22일 24만3000명, 3월 중순 27만명 등이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지금은 오미크론 유행의 정점으로 나아가고 있는 고비”라며 “3차 접종을 통해 인공적으로 얻은 면역도와 오미크론 대유행으로 많은 사람이 감염된 뒤 자연적으로 획득한 면역들이 더해지면 일시적으로 면역수준이 높아지면서 정점 이후 감소세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향후 코로나19 유행 위험 요인으로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 증가세와 요양병원·시설 감염 증가를 지적했다. 요양병원·시설 집단감염은 2월2주 69건, 2월3주 31건으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2월3주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확진자는 전주 대비 2배로, 전체 확진자 증가율 1.7배보다 컸다. 전체 확진자 중 비중도 23.9%에서 27.3%로 높아졌다. 특히 미접종군인 4~6세의 인구 10만명당 발생률은 329.9명, 7~11세는 308.8명으로 발생률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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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시 미추홀구 선인중학교 강당에서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들이 새 학기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배포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를 소분하고 있다. 해당 키트는 이달 말부터 배포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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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유행 정점과 개학이 겹쳐 소아·청소년 감염 위험이 커지면서 교육부는 새 학기 시작 직후 2주간 학교장 판단으로 전면 원격수업도 고려해 학사를 탄력적으로 운영해 달라고 지침을 바꿨다. 당초 교육부는 학내 3% 확진이나 등교중지 15% 이상일 경우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정상등교 원칙을 유지하되 일부 온라인 수업 등으로 학사를 운영해야 한다는 ‘정상등교’ 원칙을 세웠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3월 한 달 내내 학교 확진자가 급증할 것이 예상된다”며 “학교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말고 교육청의 긴급대응팀과 신속하게 협의하면서 대응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방대본은 먹는 치료제 팍스로비드의 효과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5일간 약을 먹은 352명 중 위중증·사망으로 진행한 경우는 없었다. 개별 설문에 응한 복용 완료자 301명 중 81.1%는 호흡기·인후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호전됐다고 답했다. 증상 호전 시기는 복용 3일 이후가 81.5%로 가장 많았다. 다만 복용완료자의 73.8%는 미각변화(쓴맛) 증상을 경험했고, 이들 중 75.6%는 3일 이내 이 같은 증상이 사라졌다.

방대본은 기존 60세 이상, 면역저하자, 50대 기저질환자에 더해 이날부터 40대 기저질환자로 투여 범위를 확대했다. 또 오는 25일부터는 호흡기클리닉과 호흡기진료지정의료기관에서도 먹는 치료제 처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진경·정필재·박유빈·이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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