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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 통과 하루만에 “2차 추경 하겠다” 외친 민주당···대선 전략과 정부·야당 사이에서 ‘머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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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안 처리 논의를 위해 열린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김기현(왼쪽부터) 국민의힘 원내대표, 박 의장,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기념촬영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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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오는 3월9일 대선 이후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6조9000억원 규모의 올해 첫 추경을 전날 국회에서 통과시킨 지 하루 만에 추가 재정 투입에 적극 나서겠다고 예고한 것이다.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전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되지만 당초 야당에 ‘35조원 편성’을 공언했다가 정부에 의해 후퇴하면서 여권 내에서부터 이번 2차 추경 약속을 놓고 머쓱해하는 기류가 나온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1차) 추경으로 완전한 민생회복에 재시동을 걸겠다”며 “국민의 피해를 국가가 온전히 책임을 지기 위해 대선 이후 2차 추경도 신속히 추진하고, 필요하다면 긴급재정명령도 동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윤 원내대표는 “이번 추경이 충분하지 않다”며 “그러나 누구도 소외돼서는 안 된다는 대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부족한 부분은 이재명 후보 당선 즉시 충분히 더 보상하도록 하겠다”며 “이 후보와 저희 당의 172명 국회의원은 한 손에는 유연하고 합리적인 스마트방역을, 다른 한 손에는 온전한 보상과 책임을 들고 남은 기간 민생에 더 깊숙이, 국민 삶을 보살피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날 2차 추경 추진 계획은 전날 추경 직후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2차 추경을 통해 여당으로서 경제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보이겠다는 전략이 읽힌다.

하지만 이를 놓고 당 안팎에서는 뒷말도 적지 않게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의 피해가 심각하고 지원이 시급했던 만큼 애초부터 야당과 협의했던 35조원 가량을 1차 추경에서 했으면 끝났을 문제”라며 “재정당국 반대에 밀려 후퇴했다가 다시 차기 정부에서 하겠다고 하는 게 여러 모로 여당의 모습으로는 씁쓸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1차 추경을 논의했던 지난달만 해도 민주당은 정부의 14조원 추경안보다 2배 이상 많은 35조원 규모를 추경액으로 정부와 야당에 제안한 바 있다. 이재명 후보도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 추경안으로는 그동안의 손실과 피해를 보전할 수 없다”며 “최대한 35조원 이상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가 ‘50조원’을 주장했다.

이후 여·야·정 논의에서 정부가 재정건전성과 인플레이션, 대외신인도 등을 이유로 여야의 증액 요구를 거부했고, 결국 민주당이 16조9000억원 규모로 중재하며 1차 추경은 마무리됐다. 민주당으로선 정부와 야당 양쪽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당과 정부의 1차 추경 논의를 맹공하면서도 일단 민주당의 2차 추경 추진에 대해 찬성하는 분위기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통화에서 “당초 여야의 계획보다도 (추경액이) 줄었고 결국 정부안에 근접하게 후퇴했는데, 여당과 이 후보가 정부와 논의하면서 다 물러서고 용두사미가 된 것”이라며 “어차피 대선 이후 제대로 된 지원을 해야 하는 만큼 2차 추경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여야가 공히 손실보상 대상과 폭을 늘리겠다는 입장이라 향후 어느 정권이 들어서든 차기 정부에서의 2차 추경은 기정사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적자 국채 발행 등 재정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 여야의 추경이 자칫 포퓰리즘으로 흐르는 걸 경계하는 시각도 나온다.

박홍두·조문희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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