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7일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후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여수=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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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27일 “제가 주장했던 것은 국민 경선인데, (국민의힘에서는) 그런 것에 대해 어떠한 의견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말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결렬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 이유를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남 여수시 이순신광장에서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에서) 오늘 아침에 전해온 내용을 듣고, 그 내용이 별반 차이가 없어서 고려할 가치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구체적인 내용을 묻는 말에 “(국민의힘에서) 국민 경선을 받겠다, 안 받겠다, 받지 않겠다는 말 자체가 없었다”며 “다른 어떤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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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윤 후보는 같은날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오전 9시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국민에게 그간의 경과를 알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며, 윤 후보는 그동안 안 후보와의 물밑 단일화 협상 전말도 전격 공개했다.

윤 후보는 자리에서 “안 후보가 완주 철회를 위한 명분을 조금 더 제공해달라고 요청했고, 안 후보의 자택을 방문해 정중한 태도를 보여드리겠다고 전달했다”며 “하지만 거기에 대한 답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철수 후보 측으로부터 오늘 오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안 후보에게 회동을 공개 제안해달라 이런 요청을 했고, 저는 수락했다”며 “양측 대리인이 오늘 오전 7시까지 회동 여부를 포함한 시간과 장소를 결정해서 통보해주기로 합의했지만 단일화 결렬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이같이 말하면서도 안 후보가 회동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면 지방 유세 중에도 언제든 직접 찾아가겠다는 여지를 뒀다.

대선 직전 단일화 협상 판에서 후보가 직접 나서 협상 뒷얘기를 끄집어낸 것은 전례 없는 일이어서 이날 윤 후보의 발언은 안 후보를 겨냥한 작심 폭로로 비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인사 나눈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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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후보는 윤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이 협상 테이블에 오른 적이 없다”고 말한 점을 문제 삼았다.

안 후보는 “협상이라는 건 서로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며 “저희가 그걸(여론조사를) 협상 테이블에 올렸는데도 없었다고 하는 건 협상 상대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특히 안 후보는 기자들 앞에서 자신에게 끊임없이 연락이 온다며 휴대전화를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는 “계속 전화가 오고 문자메시지가 3만개 넘(게 오)는데, 이 전화로 어떤 통화를 시도할 수 있겠냐”며 “지금 당(국민의힘)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계속 제 번호를 뿌리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짓을 하는 게 과연 협상 파트너로서의 태도인지, 이는 당(국민의힘)에서 공식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노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총괄선거대책본부장과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양측 ‘전권 대리인’이라는 윤 후보의 말에도 “이태규 의원이 나가서 이야기를 듣기로 한 것일 뿐, 저희에게 전권 대리인이라는 개념은 없다”고 안 후보는 꼬집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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