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 대원이 병기를 지급 받은 후 탄창에 실탄을 삽입하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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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대라도 단숨에 격파할 것만 같았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수일째 고전하고 있다. 군인은 물론, 우크라이나 정계인사와 민간인까지 모두 러시아와 싸우고 있는 가운데 해외 체류 중이던 우크라이나인들도 속속 귀국해 전선에 합류하고 있어서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단 가디언에 따르면 런던에 사는 우크라이나 출신 예술가 팀 막시멘코(27)는 28일 폴란드 제슈프로 출발해 주 후반께 우크라이나로 이동, 러시아군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18살이던 지난 2014년 친러시아 정권을 몰아낸 시민혁명에 참여했다는 막시멘코는 "자유를 위해 싸울 준비가 된 사람들이 많다"며 "물론 나도 무섭지만 화가 난다. 다른 선택지가 없다. 싸우러 가는 것 말고 다른 삶은 상상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총을 쏴본 적은 없지만, 화염병은 던져봤다"며 "모스크바로 가서 푸틴을 말릴 수는 없지만, 우리 국토는 지킬 수 있다. 우리 국토에서는 자유를 위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재한 러시아인 주최로 열린 우크라이나 전쟁 반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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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에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 외에도 영국인들 사이에서 우크라이나로 직접 이동해 러시아군과 싸우려는 움직임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크라이나 지원 그룹을 만든 해리 잭슨(27)은 군사·의료 지원 물품을 보내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우크라이나에 가서 싸우고 싶다는 영국인들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잭슨은 자신이 거주 중인 베드퍼드에서 군용 헬멧 57개와 방탄복 10벌, 야전 붕대 600개를 확보해 런던 소재 우크라이나 지원단체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이틀간 우크라이나로 싸우러 가는 방법을 문의한 20~30명을 관계자들과 연결해줬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복수의 외신은 우크라이나와 접경지인 폴란드 국경 초소에 외국에서 우크라이나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모여 북적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폴란드 국경수비대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2만2000여명이 국경초소를 통해 우크라이나로 입국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역시 대외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25일 페이스북 동영상을 통해 자신이 참모진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AFP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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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대통령실 웹사이트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국제 지원자들을 위한 외국인 군단을 설립하고 있다"며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외국의 친구들도 우크라이나로 와서 러시아군과 함께 싸워달라"고 말했다.

국제 사회에서도 그에 따른 호응이 나오고 있다. 영국과 덴마크는 자국민이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해 우크라이나로 출국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입장을 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BBC 방송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자유를 위해서, 그리고 단지 우크라이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유럽 전체를 위해서 싸우고 있다"며 "이 전쟁은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은 국민의 몫"이라고 말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가서 싸우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여기 사는 모든 우크라이나인은 물론, 이 싸움에 직접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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