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남부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 발대식을 열고 ″아주 오래전부터 민주당이 추구해왔던 자치분권이다. 어렵지 않다″며 ″확실하게 밀어붙여서 필요한 일을 해내겠다″고 약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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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의 인생이 100% 어느 한쪽으로만 평가될 수 없는 것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이 만든 산업화의 공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경북 구미역 유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구미를 비롯해 대구·경북(TK) 지역 6곳을 누볐다. 이 후보는 포스코 본사가 있는 포항에선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그리고 자신의 고향인 안동에서는 어머니를 떠올렸다. 전날 경남 양산에선 “얼마 전에 (봉하마을에) 갔더니 권양숙 여사가 ‘젊을 때 남편과 (제가) 너무 닮았다’고 하시더라”며 노무현 전 대통령 이야기를 꺼냈었다.

이 후보는 구미역 유세에서 “여기가 박 전 대통령의 고향 맞나”라며 시작부터 박 전 대통령을 찾았다. 그는 “박정희 하면 떠오르는 게 한다면 하는 강력한 추진력이다. 그런데 좀 닮은 사람이 있어 보이지 않나”라며 “저도 한다면 하는, 강력한 실행력을 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강력한 추진력은 경북 사람들의 DNA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 출신인 자신과 박 전 대통령의 공통점을 부각하며 보수 텃밭인 TK 표심을 파고든 것이다. TK는 민주당 전통적 약세 지역이지만, 이 후보 입장에선 ‘25% 이상 득표’를 승리의 필수 요소로 보는 요충지다.

앞선 포항 유세에서는 포스코를 설립한 고 박태준 명예회장을 추켜세웠다. 그는 “박태준 회장이란 분을 참 존경한다. 똑같은 재료를 갖고 음식을 해도 요리사마다 맛이 다른데, 결국 리더의 몫”이라며 “포항제철도 사실 그 걸출한 경영자가 있었기 때문에 (성공)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런 뒤에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자신의 성남시장·경기지사 시절 성과를 부각했다.

자신의 고향 안동에선 큰절부터 올린 뒤 어머니와 가난했던 유년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이 후보는 “제가 불가능해 보이는 도전들을 할 수 있었던 원천은 어머니였다”며 “어머니는 제가 어떤 선택을 해도 다 지지해주셨다. 아무리 어려운 때에도 언제든 되돌아가 안길 수 있는 (어머니의) 포근한 품이 있어 두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타 지역의 반발을 부른 육군사관학교(육사)의 안동 이전 공약도 다시 환기했다. 이 후보는 “가장 독립운동가를 많이 배출한 이 정신문화의 수도에 확실하게 호국정신을 심자고 좀 무리를 했는데, 이 무리의 반향이 상당히 크다. 여러분이 그거 다 보충해주시겠느냐”며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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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보다 정치교체…통합 정치는 安의 꿈, 沈의 소망”

이 후보는 ‘통합 정치’ 드라이브를 계속하며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향해 연대의 손짓을 했다. 경주 황리단길 유세에서 이 후보는 신라의 ‘화백 제도’를 언급하며 “만장일치를 조건으로 정책 결정을 하던 위대한 제도의 출발지가 경주다. 통합의 정치를 했던 것”이라며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거대 양당 독점체제,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는 문제가 있다. 경북도 호남도 특정 정당 하면 무조건 (찍는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8일 경북 포항 유세에서 “최근에 포스코 지주사를 어디에 두느냐를 갖고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다”며 “수도권에 있는 준 공기업들을 다 지방으로 내려 보내야 하는데, 지방에 있는 게 도로 서울로 가면 안 된다.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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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민주당이 ‘다당제 정치개혁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사실을 알리며 “통합의 정치, 제3의 선택이 가능한 진짜 정치교체를 하자는 게 이재명의 주장이고, 안철수의 꿈이고, 심상정의 소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권의 ‘정권교체론’에 대해 “더 나쁜 정권교체를 해서 우리 삶이 나빠지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더 좋은 정치교체의 길로 가서 우리 삶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의 본진인 대구에선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게 제가 대통령 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더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정치개혁 주장의 진정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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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 국제 제재 확실히 동참해야”

이 후보는 또 자신의 균형발전 전략인 ‘남부수도권’ 구상도 역설했다. 동대구역 유세에서 자신이 직접 상임위원장을 맡는 선대위 내 ‘남부수도권 구상 실현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이 후보는 “중부에는 수도권이 충분히 발전하고 있으니 새로운 거대 경제권인 남부수도권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당선되면) 대통령 직속 남부수도권 추진위원회를 직접 관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지난 25일 TV토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원인을 우크라이나 대통령 탓으로 돌리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빚었던 이 후보는 이날 러시아를 강하게 규탄했다. 그는 대구 유세에서 “어떤 경우에도 주권과 영토를 침범하는 침략행위는 절대 안 된다”며 러시아를 향해 “빨리 철군하고 협상하라. 이런 식으로 폭압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관철하는 시대는 이제 갔다. 러시아는 고립될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우리도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확실히 참여해서 세계와 같이 해야 한다”며 “우리도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도로 보고 불안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확실하게 안전하게 제가 잘 관리할 테니 저한테 기회만 달라”고 호소했다.

포항·대구·구미·안동=남수현 기자 nam.sooh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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