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8일 강원도 강릉시 월화거리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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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입에서 ‘단일화’란 말이 싹 사라졌다. 윤 후보는 28일 종일 강릉·속초·홍천·춘천 등 강원도 일대를 돌며 한 표를 호소했다. 윤 후보의 유세 발언은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판과 사전투표 독려에 초점이 맞혀졌을 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나 단일화 등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날 유세는 전날 윤 후보가 직접 안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 과정을 세세히 공개한 직후라 향후 선거운동 전략의 가늠자이기도 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단일화 가능성을 닫지 않았다고는 해도, 4자 대결을 기조로 선거운동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꺾어야 할 상대는 이재명 후보”라고 말했다. 단일화 상대가 아닌, 경쟁자 안철수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는 의미다.

첫 유세 지역이었던 동해시 천곡로에서 본인을 ‘강원도의 외손’이라고 소개한 윤 후보는 민주당이 4년 중임제 등을 당론으로 채택한 걸 두고 “대선 전 이런 걸 꺼내는 건 국민을 바보로 아는 것”이라며 “선거를 공작과 세뇌로 치르려고 하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강릉에선 “이 사람들, 국민을 얼마나 가재나 게, 붕어, 그러니까 ‘가붕게’로 아느냐”며 수위를 끌어올렸다. 윤 후보는 “5년간 집권하면서 아무것도 안 하다 의석을 몰아주니 날치기 통과를 일삼고, 상임위원장 독식하고, 다수당 횡포질을 해왔다”며 “대선을 열흘 남기고 뭔 놈의 정치개혁이냐. 무도한 민주당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 바로 정치개혁”이라고 주장했다.

동해시 유세에선 권성동 의원이 연단에 올랐다. 그는 “제 별명이 윤핵관이다. 저, 윤핵관인 거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이라면서 “왜 윤석열을 선택했느냐. 사람에 충성하지 않고 국민과 헌법에 충성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날 유세장에는 우크라이나 국기가 등장하기도 했다. 앞서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25일 TV토론회에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겨냥해 “6개월 초보 정치인이 대통령이 돼 러시아를 자극하는 바람에 충돌했다”고 말해 국제적 논란을 자초했다.

윤 후보가 단일화를 언급하지 않는 와중에 국민의힘에선 “표로 단일화해 달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단일화의 끈? 이제 국민이 단일화해 주실 때”라고 적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출신으로 안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인명진 목사는 이날 “야권 단일화 요구에 화답하지 않은 안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 소신보다 훨씬 더 소중한 건 정권교체”라고 밝혔다.

강릉·춘천=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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