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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진정성 못 느낀다”는 安, 尹 만남 가능성엔 “어떤 정치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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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1일 윤 후보와 만날 의향이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하려고 하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안 후보가 2월 28일 전북 정읍시 샘고을시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발언는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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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사전투표를 사흘 앞둔 1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하지만 윤 후보와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중요한 어젠다에 대해 논의한다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여지를 남기는 듯한 답변을 했다.

이날 오전 서울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한 안 후보는 단일화 관련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안 후보는 “윤 후보 측으로부터 사흘 전에 연락이 와 우리 의원(이태규 의원)이 이야기를 들어보러 갔다”며 “제가 제안한 국민경선 여론조사에 대한 답을 들을 줄 알았는데 답이 없었고, 그래서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단일화 무산 이유에 대한 국민의힘 측의 주장도 재반박했다. 지난달 27일 안 후보가 “단일화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발언하자 국민의힘 측은 “안 후보가 보고를 받아놓고 딴소리를 한다”고 반박했었다. 안 후보는 이에 대해 “국민의힘 쪽 제안을 보고 받지 못했다는 뜻이 아니라, 제가 제안한 국민 경선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을)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의미”라며 “저는 조건이 우선이 아니라 진정성이 먼저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 측이 국민경선 여론조사를 단일화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않았다는 국민의힘 측 주장에 대해서는 “제가 3주 전(2월 13일) 공식 제안까지 했는데, 테이블에 올라오지 않았다고 하는 것은 변명이 될 수 없다”며 “우리는 그쪽(윤 후보 측)이 이야기하고 싶다고 해서 들으러 간 것일 뿐이고, 그 자리에서 어떤 요구도 한 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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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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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안 후보는 3·1절 기념식에서 껄끄러운 관계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마주치기도 했다. 이 대표가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자 안 후보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악수를 받았다. 앞서 이 대표는 국민의당 유세 버스 사망자를 두고 “불시에 숨진 고인의 유지를 어디서 확인하나”라고 발언하고, 안 후보를 집중 공격해 국민의당 측과 충돌했다.

안 후보는 이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공식 일정을 마쳤다. 따로 거리 유세 일정을 잡지 않은 것에 대해 안 후보 측은 “전날까지 호남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강행군을 했고, 2일 토론 준비를 위해 일정을 비워뒀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가 윤 후보와 만남 가능성에 대해 “어떤 정치인이든 만날 용의가 있다”고 답한 것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답변”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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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일 오후 故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헌화를 하고 있다. 안 후보는 "대한민국에 존경 받는 어르신이 몇 분 계시지 않는데, 이렇게 또 한 분을 보내드리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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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에서는 사전투표 이전에 단일화가 이뤄지지 못하면 물 건너갈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미 투표용지에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이름이 모두 새겨진 데다가, 사전투표 이후 단일화된다고 해도 사표가 대거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은 26.1%인데, 이번 대선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전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등 30%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역대 대선에서 본 투표도 하기 전에 수십만표의 사표가 나온 전례가 없다. 3일까지 단일화가 불발되면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양당 내부에는 단일화 실패를 염두에 두고 ‘각자도생’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날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은 “단일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면서도 “안 후보 본인을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라디오에서 “결국 윤 후보 쪽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이 결집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향후 사전투표 독려와 수도권 집중 공략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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