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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차기 대선 경쟁

소확행과 심쿵···유권자 요구 반영인가, 시대정신 부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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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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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소확행’ 중 반려동물 공약 포스터(왼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심쿵 약속’ 중 반려동물 공약 포스터. 민주당·국민의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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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은 어느 대선 때보다 생활밀착형 공약이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90개의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보)’ 공약을 발표했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현재까지 40개의 ‘심쿵 약속(심장이 쿵하는 약속)’을 내놨다. 사회가 세분화되고 이에 따라 유권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진 점을 반영한 것이란 긍정 평가가 있다. 시대정신이나 국가전략은 제시하지 않고 ‘기초자치단체장급’ 공약만 남발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 후보는 8일 “맞벌이·한부모 가정이 육아도우미 이용 시 어린이집·유치원과 동일하게 세액공제 15%를 적용하겠다”라며 89번째 소확행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에 “중간에 임금 떼먹는 부당 하청 구조를 근절하겠다”면서 현장밀착형 근로감독 실시, 건설업 적정임금제 공공부문 타업종으로 확대 적용, 상시지속·생명안전 업무 직접고용 원칙의 경영평가 철저 반영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가 그간 내놓은 소확행 공약은 탈모·임플란트 건강보험 확대, 초등학생 3시 동시 하교제, 가상자산 과세 연기, 게임의 확률형 아이템 공개 등이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마지막 소확행 공약을 내놓으며 “저는 좋은 정치는 작지만 소중한 민생과제를 잘 해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내일 주권자 국민들꼐서 권한을 위임해 주시면 더 크고 넓게 ‘소확행’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의 소확행 공약이 관심을 얻자 윤 후보는 ‘심쿵 약속’으로 맞대응했다. 윤 후보가 내놓은 심쿵 약속은 택시 칸막이 지원, 분리된 흡연공간 확대, 보행치료에 대활로봇 도입, 어린이 도서대출 절차 개선 등이 있다.

민주당 일각은 생활밀착형 공약에 비해 메가 공약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고 본다. 이 후보의 대표적인 미래 비전인 ‘세계 5강의 경제대국·국민소득 5만달러·코스피 지수 5000달성’은 크게 회자되지 못했다. 이 후보가 앞서 발표했던 공약을 소확행 공약으로 다시 소개하는 일이 벌어진 것도, 유권자들의 소확행 공약에 관심도가 높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메가 공약보다 생활밀착형 공약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회가 갈수록 세분화되고 이에 따라 유권자들이 원하는 바도 다양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20대 남성에게 지역균형발전 공약이, 주식에 열중하는 사람에게 여성 공약이 무슨 감동을 주겠느냐”며 “생활밀착형 의제에 관심을 갖는 것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 민주당 의원은 “공을 들여 마련한 메가 공약이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라는 일곱글자 공약보다 관심을 받지 못한 게 사실”이라며 “유권자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방식으로 공약을 제시하는 게 필요해진 시대”라고 말했다. 반면 대선 후보가 주목할 만한 시대정신이나 국가전략은 제시하지 않고 포퓰리즘적인 생활형 공약에 치중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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