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전투 이끌 최고사령관도 없다"…러, 우크라 침공 고전하는 이유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우크라 침공] '전쟁원칙' 지휘통일 붕괴·통신문제 심각…

"러 공습 수준 최고사령관 임명 판단 어려울 만큼 미흡",

정밀유도탄 등 군사무기 재고 부족·성능 문제에도 직면

머니투데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포위 공격 속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의 철통 바리케이드 앞을 한 병사가 지나가고 있다.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약 한 달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측은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데 대해 부대를 이끌 최고 사령관 부재 등으로 인한 혼란을 이유로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국방부 소식통들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고전하는 이유를 최고 사령관 부재, 자원 부족, 통신 보안의 취약성 등으로 제시했다.

한 소식통은 "러시아 지상군은 최고 지휘관이 없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 작전을 펼치고 있는 서로 다른 러시아군 부대와 자원을 두고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러시아군이 중요한 작전에 대한 사전 설계 없이 우크라이나 각 지역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N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휘하는 최고 사령관을 지명했는지조차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러시아군의 공습이 서툴고 비조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교전 상황에 정통한 미국의 한 소식통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침공 기간 모든 부대에서 지상 야전군이 종종 고위 지휘관과 단절되는 등 지휘 통제에 엄청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다른 소식통은 "(전쟁)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사령부에) 무전기로 전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러시아군의 탱크와 장갑차 등을 전장에 버린 것도 이 때문이라고 짚었다.

머니투데이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전선에서 파괴된 러시아군의 탱크. /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전 유럽 주둔 미국 사령관 출신이자 CNN의 군사분석가인 마크 허틀링 예비역 중장은 "전쟁의 원칙 중 하나는 '지휘 통일'이다. 누군가는 총격전을 총괄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최고 지휘관은) 병력 투입, 공습과 물류 수급 조정, 작전의 성공 및 실패를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군사) 조치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고 CNN에 말했다.

허틀링 예비역 중장은 "러시아가 이번 침공을 감독할 최고 사령관을 '보이지 않게' 지정했을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전투 상황을 고려하면 러시아군의 최고 사령관은 '무능하다'는 판단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CNN은 "과거 러시아는 이런 정보(최고 사령관 임명)를 공개하기도 했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작전과 관련된 최고 사령관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관련 논평에도 응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허틀링 예비역 중장은 우크라이나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 장성 5명을 살해했다고 밝힌 사례를 언급하며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전쟁에서 장군이 사망하는 것은 드문 일로, (최고 사령관의 무능함에) 러시아군의 지휘와 통제가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머니투데이

21일 (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외곽에서 러시아 군의 로켓 불발탄이 꽂혀 있는 모습. /AFP=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통신 보안 뚫린 러시아군, 무기 재고·성능 문제도 심각

부대 간 통신 연결 및 보안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부대 간 (통신) 연결에 실패했다"며 러시아군이 명확한 전략 없이 막무가내 식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 러시아의 일반 군인과 지휘관들이 상업용 휴대전화 등 보안에 취약한 통신수단을 써 대화를 나누면서 우크라이나가 통신을 가로챌 빌미를 제공했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군의 상황 및 공격 계획 등 핵심 정보를 확보해 반격을 위한 목표물을 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군사무기 재고·성능 부문에서도 문제를 겪고 있다. CNN에 따르면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군이 순항미사일 상당량을 사용했지만, 실패 건수가 많았다"며 "정밀유도탄 일부는 발사에 실패하거나 목표물을 명중시키지 못했다. 또 (정밀유도탄이) 폭발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러시아군의 구형 재래식 폭탄(dumb bombs)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밀유도탄 재고 부족 문제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거론했다.

한편 러시아의 타블로이드 매체인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Komsomolskaya Pravda)는 21일 오전 12시 9분경 러시아 국방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의 러시아군 사망자가 986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가, 보도 21시간 뒤인 당일 오후 9시 56분경 이를 돌연 삭제했다. 매체의 삭제된 기사에는 "러시아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특수작전을 펼치는 동안 9861명이 사망하고 1만6153명이 다쳤다"라는 내용이 담겼다고 CNN은 전했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