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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문 대통령 "국정 공백 안 돼"…마지막 사명? 몽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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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22일)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다. 군 통수권자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안보 공백을 명분으로 차기 정부의 집무실 용산 이전 계획에 다시 한번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건데요. 당선인 측은 "통의동 집무실로 출근하더라도, 5월 10일에 청와대를 개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습니다. 집무실 이전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데, 신혜원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 사명과 몽니 사이 > 윤석열 당선인의 '용산 시대' 선언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청와대가 안보 공백 우려를 내세워 반대의 뜻을 공식화했기 때문이죠.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신·구 권력 간의 신경전, 이제 전면전이 시작된 걸까요?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어제) : 촉박한 시일 안에 이전하겠다는 계획은 무리한 면이 있어 보입니다. 임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밤 12시까지 국가 안보는, 군 통수는 현 정부와 현 대통령의 내려놓을 수 없는 책무입니다.]

아침엔 긍정적이더니 왜? 한 마디로 "아직은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이라는 겁니다. 역시 현 청와대의 권한인 예산 문제도 '협조가 어렵다' 못 박았습니다. 사실 조금 의아한 측면이 있는데요. 박 수석의 브리핑이 있기 불과 반나절 전까지만 해도 집무실 이전에 대한 청와대의 기류는 긍정적이었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어제) : 저희도 약속을 못 지켰거든요. 그래서 윤석열 당선인님의 그런 의지가 잘 지켜지기를 저희도 그렇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기류가 180도 뒤집힌 이유, 무엇일까요.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NSC 확대관계장관회의를 직접 주재했습니다. 북한의 도발 때도 문 대통령의 직접 주재한 경우는 드물 정도로 이례적인 경우였습니다. 청와대 출신 한 여당 의원은 JTBC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청와대 이전은 함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며 화를 많이 냈다'는 전언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문 대통령의 입장이 '수용 불가'로 최종 정리되면서, 청와대 입장도 180도 돌아섰다는 겁니다.

[제13회 국무회의 : 국정에는 작은 공백도 있을 수 없습니다. 안보에 조그마한 불안 요인도 있어서는 안 됩니다. 군 통수권자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것을 마지막 사명으로 여기겠습니다.]

청와대의 명분은 '안보'입니다. 안보에 빈틈을 두지 않는 것이 군 통수권자로서의 '마지막 사명'이라는 거죠.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문 대통령이 지키지 못한 약속이기도 합니다. 윤석열 당선인 측은 "일할 수 있게 도와달라" 호소하며, 현실적인 난관을 핑계로 개혁을 멈출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저희는 일하고 싶습니다. 정말 일 잘하는 정부, 유능한 정부가 되고 싶습니다. 어떤 일이든 현실적 난관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난관을 이유로 꼭 해야 할 개혁을 우회하거나 미래의 국민 부담으로 남겨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떠나는 자의 몽니, 노골적인 어깃장, 심지어는 '대선 불복'이라는 말까지 나왔죠.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남북 대치 상황에서 대통령이 갈 곳도 없게 만드는 처사가 곧 대선 불복"이라며 "문 대통령이 이전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몽니를 부리는 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문재인 정부가 '안보'를 거론할 자격이 있느냐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김용현/청와대 이전 TF 부팀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이 정부가 도발을 도발이라 말하지 않았지 않습니까? 갑자기 NSC를 소집하고 안보 공백 운운하는 이 자체가 굉장히 저는 역겹습니다. 지금 있지도 않은 안보 공백을 운운하면서 이렇게 방해를 하는 그런 행위는…]

윤 당선인, 오늘 회의에서 "북한의 방사포 도발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다" 선언했습니다. 할 말은 하는 게 진짜 안보 아니냐, 우회적인 역공에 나선 걸로 풀이됩니다.

[윤석열/대통령 당선인 : 이 방사포는 9·19 위반 아닙니까? 이건 명확한 위반이죠? 안보 상황에 대해서 빈틈없이 좀 잘 챙겨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이러나 저러나, 이전 비용을 마련할 권한은 청와대에 있습니다. 윤 당선인 측은 "문 대통령이 거부하면 방법이 없다"면서도 "5월 10일 청와대 완전 개방 약속은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했는데요. 취임 날인 5월 10일, 당분간 통의동 인수위로 출근하는 한이 있더라도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겠다는 겁니다.

[윤한홍/대통령 당선인 직속 청와대개혁TF 팀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집무실 이전이) 50일 정도는 늦어질 수 있겠지만, 청와대는 100% 5월 10일 개방할 것입니다. (청와대 들어가서 임시로.) 청와대를 들어가면 거기 권력에 취합니다. 제왕적 대통령 문화를 버릴 수 없도록 하는 그런 구조가 되는 것이죠. '국민들과 약속을 지키는 것이 더 우선이다' 하는 게 대통령 당선인 의지입니다.]

자, 그럼 서초동에서 통의동까지 대통령의 '출퇴근'을 지켜볼 수 있게 되겠죠. 해외 뉴스에선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일반 주택을 개조한 영국 총리관저, 관저를 드나드는 정치인들, 취재진들이 보이고요. 관저 앞에서 바로 기자회견도 합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현지시간 2019년 7월 25일) : 제 일은 국민들을 섬기는 것입니다. 우리 정치인들이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국민들이야말로 우리의 상사라는 겁니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엔, 이렇게 쏙 곧바로 관저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또 여느 시민처럼 평범한 아파트에 사는 메르켈 독일 총리, 종종 퇴근길에 직접 장을 보는 모습도 있었고요. 일본의 경우, 총리 출퇴근 길 취재가 기자들에겐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도 못하리란 법은 없죠. 다만, 경호, 보안상의 허점이나 주민들 불편도 고려해야하고요. 업무상 벙커나 영빈관 등의 부대시설을 이용하려면, 서초동-통의동-청와대-국방부, 동선이 뒤죽박죽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충분한 시간을 들여 철저하고 꼼꼼한 준비가 전제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미디어토마토가 뉴스토마토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삽니다. '현 청와대에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야 한다'는 응답이 58.1%, '집무실 이전에 찬성한다'는 응답은 33.1%였습니다. '잘 모르겠다' 8.7%입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한 분이라도 이게 불편하다 느낌을 가지시지 않도록 한 분, 한 분의 마음을 저희가 헤아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첫 만남 빨간불 >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간의 첫 만남입니다. 사전 기 싸움도 이렇게 팽팽할진대, 아마 숨 막히는 긴장감이 흐르지 않을까요.

어제 오후 오늘 오후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 만나 첫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를 가졌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었죠. 인사와 사면, 여기에 집무실 이전 문제까지 더해지며 전선만 더 넓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당선인은 대선 후 열흘안에 만난다'는 관례도 깨졌습니다.

[박수현/청와대 국민소통수석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빨리 좀 만나셔야 되지 않아요? 그래 가지고 두 분이. 당선인과.) 그러니까요. 당연한 것이죠. 모범적 인수인계에 대한 그런 진심을 좀 당선자, 인수위 측에서 또 당선인님 측에서 그렇게 진심으로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당선인 측에선, 대통령의 공개 반대는 사실상 '만나지 말자'는 사인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철희 수석이 '문 대통령이 윤 당선인을 만나 부정적 생각을 전할 것'이라 말했고, 이에 장제원 실장은 '그럼 만나지 말자는 뜻으로 알겠다'며 협상을 끝냈다는 건데요. 정치권에서는 회동을 위한 실무협의가 장기화될 거란 관측도 나옵니다.

앞서 1픽에서도 전해드렸죠. 취임 후 부터라도 집무실 이전 하겠다, 청와대는 5월 10일부터 개방한다. 5월 9일까지는 알아서 짐 정리를 마치란 의미입니다.

[김은혜/대통령 당선인 대변인 : 저희는 무서운 세입자가 아닙니다. (5월 10일은) 공식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것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주무시는 분을 저희가 어떻게 나가라고 합니까?]

취임식 전후, 전직 대통령들은 어떤 방식으로 청와대를 비워줬을까요? 노무현 전 대통령은 MB 취임식이 열리던 당일 오전, 청와대를 떠나 봉하마을로 향했습니다. MB는 박근혜 정부 취임식이 열리기 하루 전날에 청와대에서 환송식을 갖고 논현동 사저로 미리 이동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떠날지, 새 대통령은 어디서 임기 첫날을 보낼지 벌써 궁금해집니다. 물론 그 전에 일단 만나기부터 해야겠죠. 실무협상 재개 여부부터 지켜봐야겠습니다.

< 어찌합니까 > 입니다. 들으셨죠.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아마 청와대와 당선인 간의 갈등을 바라보는 국방부의 심정이 딱 이렇지 않을까요. 국방부는 국무회의에서 예비비 지출이 승인되는 대로 이사 업체를 선정해 이전작업을 착수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가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제동이 걸렸죠. 두 고래 사이에서 군이 난감한 상황을 맞은 겁니다. 갈등이 길어지면, 당장 다음 달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때부터 혼란이 올 거란 지적이 나옵니다.

[류성엽/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 (JTBC '뉴스룸' / 어제) : 위기 시 군 통수권자의 안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입니다. 대공 방어 체계를 정교하게 다층적으로 재배치하는 등의 조치 역시 위기 시 군 통수권자의 안위는 국가안보의 핵심 요소입니다. 대공 방어체계를 정교하게 다층적으로 재배치하는 등의 조치도 함께 실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역시 '어찌합니까~'를 외치는 곳. 용산구청입니다. 민주당 소속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집무실 용산 이전을 두고 "아닌 밤중 홍두깨로 느닷없이 보도듣도 못한 이야기"라고 말했는데요. 용산구와는 사전 소통이 없었다며, "구가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이 소통인가. 차기 구청장과는 반드시 의논했으면 좋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 노정희 감싸기 > 입니다. 중앙선관위가 사전투표 부실관리 논란의 책임을 물어 사무총장과 담당 실장, 국장을 차례로 경질했습니다. 단 한 사람, 총 책임자인 노정희 위원장은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노정희/중앙선거관리위원장 (어제) : (위원장님 지금 사퇴 논의 계속되고 있는데 입장 한 말씀만 부탁드립니다.) …]

선관위 내부에서도 대놓고 꼬리자르기를 했단 비판이 거세죠. 국민의힘은 "자진 사퇴하라. 거부하면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노 위원장을 두둔했는데요. "투표 부실관리는 불법이 아닌 사고"라면서 "노 위원장 사퇴요구는 정치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노정희 체제'로 치르겠다는 결론을 내린 겁니다.

< 재등판 > 입니다. 대선 후 침묵을 지키던 조국 전 장관, 얼마 전 자신의 신간 '가불선진국' 출판소식을 알려왔습니다. 이번엔 출판사가 제작한 홍보 영상에 직접 등장했습니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어제 / 화면출처: 유튜브 '메디치미디어') : 대선 과정에서 진짜 선진국이 되길 원했던 많은 분들이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힘을 내고 뜻을 모으고 사회권 강화를 위해서 노력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문재인 정부를 "대한민국을 최초로 '선진국' 대열에 진입시킨 정부"라고 평가했는데요. 자신이 민정수석으로 일하며 주도한 검경수사권 조정 등을 놓고선 "역대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역사적 성과"라 자평했습니다.

화요일 뉴스픽 여기까집니다. 들어가서 원픽 꼽아보죠. 뉴스픽 5였습니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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