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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벤투호 ‘믿는 구석’ 조규성 “이란과 몸싸움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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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밤 8시 월드컵 아시아최종예선

매일 1~2시간 근육운동 매달려 몸무게 79㎏서 84㎏으로 늘려

“수비에 안밀리니 패스도 잘돼… 가장 닮고싶은 선배는 황의조”

벤투 감독 “키 크고 기술 뛰어나”

조선일보

22일 파주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을 푸는 조규성.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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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24·김천 상무)은 최근 국내 축구 선수 중 가장 돋보이는 선수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처음으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선수 명단에 포함된 뒤 한 번도 이름이 빠진 적이 없다. 2차전인 레바논전에서 성인 대표팀에 데뷔해 최종예선 8경기 중 6경기에서 뛰었다. 특히 지난해 11월 UAE, 이라크와의 최종예선 5~6차전에서 당시 부상으로 빠진 황의조(보르도)의 빈자리를 메워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1월 레바논과의 최종예선 7차전에서는 1대0 승리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최근 K리그에서도 6경기 4골로 득점 단독 선두다.

그는 큰 키(188cm)를 앞세워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데다 많은 활동량과 부드러운 볼 터치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같은 저돌적인 측면 공격수들과 조화를 이룬다. 전방 압박 능력도 좋다. 벤투 감독은 지난해 조규성을 깜짝 발탁하며 “상당히 인상적인 특징을 가졌다”며 “높이도 좋고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평했다.

조규성은 2019년 2부리그 FC안양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가능성을 인정받아 2020년 1부의 명문 클럽인 전북 현대로 이적했다. 하지만 1부리그는 덜 익은 유망주에게는 버거운 무대였다. 그는 “경험 많고 힘이 센 수비수들에게 밀려나기 일쑤였다”며 “자리를 못 잡으니까 출장 시간이 서서히 줄어들었고, 이럴 바엔 군대를 다녀오자고 결심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초 입대해 힘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근육량을 늘리기로 다짐했다. 매일 1~2시간을 투자해 날렵했던 79kg에서 근육질의 84kg으로 몸을 만들었다. 거친 몸싸움에서도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되자 원래 좋았던 패스 감각이 되살아났다. 기량을 인정받아 벤투 감독의 부름을 받았고, 소속팀 김천 상무의 1부리그 승격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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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프로필


조규성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대표팀에 처음 발탁됐던 지난해 8월을 회상했다. “그때 도쿄올림픽 최종 선수 명단에 못 들어서 ‘군대 밥이나 잘 먹으면서 성실하게 복무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어느 날 아침 훈련에 나서려는데, 핸드폰 화면이 꺼지지 않을 만큼 메시지가 쏟아지는 거예요. 제 대표팀 발탁을 축하한다는 내용이었어요. 그날이 대표팀 뽑는 날인 줄도 몰랐으니까, 처음엔 어안이 벙벙했죠.”

그는 대표팀에서 ‘멀리 보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패스를 받고 공을 몰기보다 먼저 선수들의 움직임을 보려고 노력한다. 롤모델은 대표팀 선배 황의조다. “황의조 선배님 경기는 전부 챙겨 보고 있어요. 그 간결함을 보면서 감탄하고, 따라 하려고 연습하고 있죠. 그렇지만 대표팀에서는 훈련이나 경기할 때 빼고는 사적으로 이야기는 못 해봤어요.” 쑥쓰러운 듯 소리 내 웃으면서 ‘팬심’을 고백했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토트넘)도 챙겨 보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대표팀은 오는 24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현재 1위인 이란(승점 22)과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른다. 한국(승점 20)은 조 2위로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상태지만, 이란전은 아시아 축구 최강의 명예가 걸려있다. 1위로 최종예선을 끝내면 월드컵 본선에서 유리한 대진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벤투 감독이 조규성을 남은 2경기 동안 어떻게 활용할지는 미지수다. 손흥민, 황의조, 황희찬이 전부 부상 없이 대표팀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조규성은 1대1로 비겼던 지난해 10월 이란과의 최종예선 4차전에서는 벤치에서 경기를 봤다. 22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2일 차 훈련을 소화한 조규성은 “당시 이란이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고 ‘진짜 강팀은 강팀이구나’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우리 대표팀도 정말 잘하는 팀이다. 만약 나에게도 기회가 온다면 집중해서 반드시 이겨보겠다”고 했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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