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열린 조계종 15대 종정 추대법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합장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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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숙 여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에 참석해 “불교가 실천해온 자비와 상생의 정신은 우리 국민의 심성에 녹아 이웃을 생각하고 자연을 아끼는 마음이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종정’은 종교의 법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를 갖는 자리로, 5년마다 추대한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종정 예하를 여러 번 뵌 적이 있다”며 “그때마다 큰 가르침을 받았고, 정신을 각성시키는 맑고 향기로운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성파 스님은 문 대통령 내외뿐 아니라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와도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도사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평산마을 신축 사저와 가깝다. 문 대통령은 2017년 1월 설 연휴 기간 통도사를 찾아 “촛불민심이 절박하다. 이를 받들겠다”며 정권교체 의지를 밝혔다. 올해 설 연휴에는 김 여사가 통도사를 찾아 성파 스님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은 “불교는 코로나 유행 속에서도 동체대비(중생과 자신이 동일체라고 보고 큰 자비심을 일으킨다는 뜻)의 정신을 실천하며 국민들께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셨다”며 “천년을 이어온 연등회를 취소하는 고귀한 용단을 내려주셨고, 아낌없는 기부와 나눔, 봉사로 지친 국민과 의료진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 역시 이웃을 생각하며 자신의 일상을 양보했고, 모두의 자유를 위해 희생과 헌신을 감내했다”며 “오미크론의 마지막 고비를 넘고 계신 국민들께 불교가 변함없는 용기와 힘을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종정 예하께서는 모두를 차별 없이 존중하고 배려하는 ‘상불경 보살’(항상 상대를 가볍게 여기지 않고 칭찬하고 존중했다는 보살)의 정신과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한 마음을 강조하셨다”며 “그 가르침대로 우리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추대 법회에 앞서 성파 스님 등과의 차담에서도 “종정 예하께서 불교계의 화합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대통합을 이끌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이제 퇴임하게 되면 통도사 옆으로 가게 돼 가까운 이웃이 되는데, 자주 찾아뵙고 가르침을 청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하고 자연으로 돌아가서 잊혀진 삶, 자유로운 삶을 살겠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립공원 내 사찰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를 “통행세” “봉이 김선달”에 비유하자 불교계는 문재인 정부가 종교편향을 일삼는다고 비판했다. 여당에 청와대까지 불교계 달래기에 나섰지만 불편한 관계는 대선으로 이어졌다. 성파 스님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문 대통령을 전부터 존경하며 마음으로 가깝게 지냈다”며 “임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현직 대통령의 종정 추대 법회 참석은 처음이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여당과 불교계의 갈등이 문 대통령의 행사 참석 계기가 됐느냐는 질문에 “그것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불교계에서 매우 중요한 행사여서 가신 것”이라며 “성파 스님이 통도사 방장이기도 하시고, 이전에 (문 대통령과 성파스님이) 여러 인연이 있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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