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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야구단 계속 운영할거냐” “최저임금만 받아라” 주총서 목소리 내는 소액주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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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1300만명대로 늘어난 개인 주주

    최근 주가 하락에 적극적 책임 물어



    경향신문

    지난 16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한 삼성전자 주주들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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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이머가 아이템 산 돈으로 야구 선수 연봉을 쓰면서 영업비용이 커지고 있다. 야구단 운영을 지속하실 생각인가”

    30일 경기 성남시 엔씨소프트 R&D센터에서 열린 엔씨소프트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김택진 대표에게 날선 질문을 던졌다. 기업 상황도 안좋은데 매년 수백억원을 써서 야구단을 운영하는 것이 맞냐는 문제제기였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초 100만원에 이르렀던 주가가 실적 부진과 리니지 이후 새로운 먹거리 부재 등으로 이날 종가 기준 46만원대로 떨어졌다. 김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기업 이미지를 새로 만들고, 게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더 운영이 잘 되게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올해 국내 상장사들의 정기 주주총회에선 이렇게 주주들이 참석해 주가 하락과 적은 배당, 사회적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 대표이사에게 직접 따져 묻고 의견을 개진하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지난 16일 열린 삼성전자 주총에선 갤럭시 S22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강제 적용 논란에 대해 주주가 “사과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한종희 대표이사(부회장)가 “주주와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단상에 나와 주주들에게 허리를 숙였다. 29일 HMM 주총에선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배당률이 그동안 나온 실적에 비해 한없이 작다. 기준이 뭐냐”고 따져묻기도 했다.

    주주들은 경영진의 고통분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셀트리온 주총장에선 소액주주연대 대표가 경영진에게 “셀트리온 주가가 35만원에 도달할 때까지 최저임금만 받다가 35만원이 되면 미지급 급여를 소급해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초 40만원에 근접했던 셀트리온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7만4000원으로 하락했다. 29일 현대산업개발 주총에선 광주에서 일어난 2건의 사고와 관련해 회사의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정몽규 회장이 배당금과 퇴직금을 반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과거 박수로 안건을 처리하고 20~30분만에 끝났던 ‘거수기’ 주총과 대비된다.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의 힘을 확인한 주주들이 주총에서도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주식 소유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영향도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주식을 소유한 개인은 1374만명으로 2020년 910만명에서 464만명(51%)이나 증가했다. 코스피 지수가 지난해 6월 3300대로 정점을 찍고 9개월 가까이 하락세였기 때문에 주주들의 불만이 누적된 상태에서 최근 코로나19의 정점이 지나 주총 참여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강정민 경제개혁연대 연구위원은 “야구단 연봉이나 GOS 논란 등은 기업이 보기엔 사사로운 이슈일지 몰라도 주주들은 다르게 볼 수 있다”며 “주주들이 자신의 의견을 경영진에게 직접 전달하고 답변을 듣는 절차가 진행되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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