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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세계 속 한류

BTS 군대 가도 1458만명 팬미팅하는 곳…K팝 키우는 팬플랫폼 [K팝 세계화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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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위버스 방탄소년단(BTS) 피드. 지난 14일 멤버 지민은 안부 인사를 남겼다. 아티스트가 이렇게 남기면 팬들이 댓글을 남긴다. 동시 번역 기능이 있어 소통이 더욱 원활하다. [위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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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군입대’

1992년~97년생인 BTS 멤버 7명은 전원 현역 입대 대상자다.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BTS의 입대는 소속사인 하이브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핵심 지적재산권(IP)이 곧 소속 아티스트인 K팝 산업에서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이들의 군입대나 예기치 못한 활동 중단이 생기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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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의 팬플랫폼 위버스는 가입은 무료인 대신 앨범과 티켓, 각종 굿즈를 파는 숍을 연동해 수익을 얻는 사업모델이다. 위버스 입점 아티스트 41개팀(개인) 중 24개팀(개인)이 상점에 입점해 있다. 사진은 BTS 노래 '버터'를 테마로 한 쿠키세트. [위버스숍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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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 고민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K팝 산업의 팬플랫폼 육성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군입대 등으로 생기는 활동 비수기에도 사전 제작 콘텐트 등을 이용해 부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최애’가 군대 가도 팬이 떠나지 않도록 묶어두는(Lock-in) 할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복무 중 개인적 영리 활동을 금하는 병역법은 메타버스(가상현실) 동원하면 해결 가능하다.



팬플랫폼, K팝 밸류체인의 마지막 조각



BTS의 제이홉은 30일 새벽 ‘위버스’에 자가 격리 해제 소식을 올렸다. 그는 “격리 기간 동안 잘~먹고 잘~자니 금방 괜찮아지네요“라고 적었다. 순식간에 댓글 2만여 개가 달렸다. 플랫폼이 자동 번역 기능을 제공해 언어 장벽은 전혀 없다. 바로 아래엔 BTS 2017년 콘서트 실황 제공 배너가 있다. 누르면 친절하게 ‘위버스 숍’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인도한다. 이 상점에선 BTS 음악 악보 세트(2만원), BTS 테마로 한 보라색 네일세트(1만6800원), 노래 ‘버터’를 테마로 한 쿠키(2만원)도 주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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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산업의 미래 먹거리 팬플랫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위버스는 하이브가 주도하는 팬플랫폼 서비스다. BTS를 포함한 하이브 소속 가수와 YG엔터테인먼트 소속 41개 팀(개인)이 입점해 있다. 위버스 내 BTS 가입자만 1485만명이다. SM엔터테인먼트가 주축이 되고 JYP엔터테인먼트가 2대 주주인 ‘버블’, 게임회사 엔씨소프트와 CJ ENM이 손잡은 ‘유니버스’도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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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의 팬플랫폼 버블. 아티스트와 소통하려면 월 구독권을 사야 한다. 그룹이더라도 멤버별로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다. [버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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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유튜브와 트위터 등 각종 글로벌 플랫폼은 K팝의 세계화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역으로 K팝 아이돌도 유튜브 같은 플랫폼 성장에 기여했다. 그 어떤 글로벌 아티스트도 K팝 아이돌만큼 자주 콘텐트를 올리지 않는다. 천문학적 조회수와 댓글, 열광이 수익화 되는 과정을 지켜본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이제 독자적 플랫폼 확보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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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테인먼트의 팬플랫폼 버블. 아티스트와 소통하려면 월 구독권을 사야 한다. 그룹이더라도 멤버별로 결제해야 이용할 수 있다. 에스파의 윈터를 구독하면 환영 메시지가 온다. [버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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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으로 가자, 팬덤의 수익화



3대 팬플랫폼의 수익 구조는 조금씩 다르다. 위버스는 소통으로 모객하고 모든 상품의 소비처를 위버스숍으로 일원화했다. 유튜브와 트위터, 쿠팡을 한데 모은 형태다. 반면 버블은 소통 자체가 상품이다. 한 IP당 월 4500원에 구독할 수 있다. 그룹이라도 멤버 별로 따로 결제해야 해 ‘팬질’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유니버스는 역시 IP 구독 모델(월 3500원)에 게임 요소를 더하고 오리지널 콘텐트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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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플랫폼 경쟁.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독자적 플랫폼이란 목표에 가장 근접한 서비스는 위버스다. 우선 팬덤이 가장 강력한 남녀 그룹인 BTS와 블랙핑크를 보유하고 있다. 하이브가 지난해 미국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하면서 여기에 소속된 저스틴 비버, 아리아나 그란데 같은 해외 거물급 스타도 곧 입점할 예정이다. 위버스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3800만 명을 기록해 전년 말(1800만 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매출은 2587억원으로 3년만에 20배 가까이로 불어났다. 하이브 측은 “위버스 커뮤니티 가입자 수가 늘어나고 오프라인 공연 재개와 맞물려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면서 위버스를 통해 구매 활동을 경험한 팬들의 수도 함께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지난 16일 기업공개(IPO) 이후 처음으로 공개한 주주서한에 “올해 위버스 플랫폼 고도화와 게임ㆍ스토리ㆍ대체불가능한토큰(NFT) 사업에서의 팬 경험 확대 또한 실체로 증명해 보이겠다”는 미래 계획을 담았다. 하이브는 올해 안으로 네이버 V라이브와 통합한 위버스 2.0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소액으로 아티스트와의 친밀한 교류를 제공하는 버블은 3월 기준 296개 팀(개인)을 확보했다. 구독자 수는 지난해 4분기 기준120만 명을 돌파했다. 버블을 구독하기 시작하면 채팅 창에 기념일이 설정되면서 1대1 대화를 하고 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구독 기간이 늘면 답장할 수 있는 글자 수가 계단식으로 늘어나 중도 해지가 적다. JYP엔터테인먼트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 일본 걸그룹 니쥬가 들어오면서 해외 가입자 비율이 훌쩍 뛰었다. 매출 400억원(지난해 기준) 영업이익 132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버블 운용사 디어유는 지난해 11월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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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팬플랫폼 유니버스도 월 구독권을 사면 특정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진은 강다니엘. [유니버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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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스는 위버스와 버블 서비스를 합친 형태에 게임적 요소를 더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다운로드 수는 2100만 건, 월간활성화사용자(MAU)는 330만 명 수준이다. 앱 내에서 팬덤 활동을 하면 쓸 수 있는 포인트를 모을 수 있고 아바타를 활용한 스튜디오 기능도 있다. 위버스와 버블에 비해 보유한 K팝 아티스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약점이 있다. 대신 게임사인만큼 수천만명 동시 접속 부담을 견딜 수 있는 운용력, 게임적 요소 개발 노하우는 강점으로 꼽힌다.



분명한 미래, 무궁무진한 가능성



일단 하이브·네이버에 YG까지 가세한 위버스가 치고 나가는 형태지만 오랜 역사를 가진 SM도 만만치 않은 상대다.

K팝 산업에선 아직 실물 음반 판매가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그러나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응원하기 위해 듣지도 않는 CD를 사는 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반성도 나오는 상황이다. 반면 팬플랫폼은 미래의 재화인 NFT 혹은 가상 굿즈 등을 팔기에 안성맞춤이다. 이기훈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팬들 사이에서는 콘텐트 감상, 이벤트 참여 및 기념품(MD) 수집, 팬커뮤니티 활동, 2차 창작물 공유 등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며 “팬덤 플랫폼에 메타버스가 더해진다면 그 확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전영선·김연주기자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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