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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7 (일)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쓰레기통 속 물티슈 먹어라” 소방학교 교관 갑질 논란… 성희롱 주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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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적 갑질 제보 접수… 소방노조 파면 촉구

입교 첫날부터 이유 없이 저녁식사 제공 않거나

교육기간 내 질문·건의 시 공개 망신 주기 반복

일부 교육생에겐 쓰레기통 이물질 먹으라 강요

귤 가져온 女교육생에겐 “귤로 남자 유혹했나” 성희롱도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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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소방공무원을 교육하는 충청소방학교에서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모욕과 협박, 갑질, 폭언, 강요 등 갑질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6일 소방을사랑하는공무원노동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4월까지 진행된 충청소방학교 신임 교육생 연수 과정에서 대전소방본부 소속의 교관이 교육생에게 지속적인 갑질을 했다는 제보가 최근 접수됐다.

소방노조가 교육생들로부터 피해 사례를 접수한 결과 입교 첫날 이유나 해명 없이 저녁 식사를 제공하지 않거나 의문 사항에 대한 질문이나 건의 시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는 행위가 교육 기간 내내 반복된 것으로 조사됐다.

훈련이 끝나고 기동화에 묻은 진흙을 맨손으로 닦아 내게 하는가 하면 훈련 중 다친 교육생에게 ‘네가 긴장을 풀어 다친 건데 어쩌란 말이냐’라고 무안을 주기도 했다. 얼굴을 다친 교육생은 ‘결혼을 했으니 상관없다‘라는 말을 듣기도 했다.

일부 교육생에겐 화장실이나 세면실, 쓰레기통 안의 이물질을 꺼내 먹으라고 강요하고, 점호시간에는 오랜 시간 부동자세를 하도록 하는 등 갑질을 일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말에 교육생들을 이유 없이 생활실에 감금해 화장실도 가지 못한 가혹행위도 있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교관이 여자 교육생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제보자는 귤을 가져온 여자 교육생에게 ‘귤로 남자를 유혹했느냐’며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했다.

소방노조는 이날 ‘충청소방학교를 삼천교육대로 만든 교수를 파면하라’는 성명서를 내고 “대전·충남·충북·세종·지역 소방공무원의 교육의 산실인 충청소방학교에서 소방교육이라는 명목 하에 신임 교육생들에게 모욕·협박·갑질·폭언·강요·성범죄 등 인권침해가 자행되고 있다”며 ”가해자 즉각 파면과 충청소방학교 교육생 대상 전수조사, 소방수뇌부들의 사과, 소방학교 교육 커리큘럼을 전면 검토하라”고 촉구했다.

박일권 소방노조 위원장은 “교육생들은 지난해 1월부터 수개월 간 교육을 받고 1년이 지났지만, 도저히 용서되지 않아 이후 교육생들을 위해 신고를 하게 됐다”며 “충청소방학교 해당 교관이 다른 곳에서도 갑질을 해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으나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 가해자와 학교 측에 대한 상세한 조사에 이은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충남소방본부는 이와 관련 충청소방학교와 교육과정, 교관 등에 대한 감찰 조사에 착수했으며 소방학교에 생활지도 방식 개선을 권고할 예정이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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