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청와대와 주요이슈

'검수완박' 속도조절 강조한 靑...임기말 침묵으로 돌아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the300][청와대24시]]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4.1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은 12일 오후 2시부터 의원총회(의총)를 열고 검찰 검수완박 추진을 위해 당내 의견을 최종적으로 듣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의총 결과에 따라 법안 처리 방법과 시기 등이 정해지는 등 이와 관련한 당론 채택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 결과에 따라 국민의힘은 총력 저지에 나설 태세여서 문재인 정부 임기 종료 한달을 앞두고 정국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일단 민주당의 검수완박 추진과 관련해 일체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물론 검찰이 검수완박 입법에 정면으로 반발하는 등 이번 사안이 가진 민감성을 감안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에 대한 청와대의 입장은 없다"며 "국회에서 논의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특별한 입장을 갖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지난해 초엔 검수완박에 '속도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가 문 대통령의 임기 말엔 침묵으로 돌아선 셈이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해 2월24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나와 '검찰 수사권 박탈과 관련, 박범계 장관의 발언으로 (속도조절론이) 촉발됐다고 하던데 대통령의 의중이 무엇인가'란 질문을 받고 "박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대통령께서 속도조절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다만 곧바로 당시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의 정확한 워딩이 '속도조절을 하라'고 한 것은 아니지 않는가"라고 하자 "속도조절이란 표현은 아니다. 그 워딩은 없었다는 것을 다시 확인드린다"고 강조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단 당 혁신방안 소통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4.12.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발 속도조절론이 나왔고 문 대통령도 급진적인 검수완박에 회의적이란 분위기가 형성됐다. 특히 문 대통령이 같은해 3월8일 청와대에서 화상으로 열린 법무부·행정안전부 업무보고에서 검수완박 논란에 대해 "입법 과정에서 검찰 구성원들을 포함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자 정치권은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에 힘을 실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치권과 법조계 분위기를 알면서도 민주당의 법안 처리와 관련해 침묵한다는 건 검수완박에 암묵적 동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윤호중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오늘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되면 4월 내 국회 법제사법위와 본회의 통과와 5월3일 마지막 국무회의 때 문 대통령이 공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국무회의에서 공포하는 일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민주당과 검수완박에 대해 어떤 의견도 공유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윤 위원장이 이처럼 말할 수 있는 배경엔 결국 청와대와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다.

청와대로선 지난 3월9일 대선 이후 집무실 이전과 인사권 등 문제로 나타난 신·구 권력 갈등 양상이 이번 사태로 재점화 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청와대는 이날 민주당의 의총 결과와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정국을 뒤흔들 수 있는 이번 검수완박 문제에 대해 쉽게 입장을 내놓긴 힘들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원만한 정권 이양과 안정적인 새 정부 출범을 여러차례 강조했기 때문에 민주당의 상황을 보면서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econphoo@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