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쌍용차 인수전

쌍용차 재매각 시동…이번엔 진짜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서울회생법원, 재매각 허가 자금조달·실제 의도·시너지 '관건' [비즈니스워치] 김동훈 기자 99re@bizwatch.co.kr

쌍용자동차 매각이 다시 시동을 건다. 서울회생법원이 재매각 추진을 허가하면서다. 쌍방울그룹, KG그룹에 이어 사모펀드 '파빌리온 프라이빗에쿼티(PE)'도 이번 인수전에 뛰어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쟁도 뜨거워지고 있다.

변수도 있다. 무엇보다 원매자들의 인수 자금 조달, 회사 정상화 및 시너지 효과, 장부가액만 6814억원에 달하는 평택공장 부지 매각 가능성 등이 변수로 거론된다.

비즈니스워치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쌍용차 재매각 '시동'

쌍용차는 14일 서울회생법원이 '인가 전 M&A 재추진 신청 등'을 허가함에 따라 재매각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재매각은 당초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가 기한일까지 인수대금을 예치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됐기 때문이다.

재매각은 회생계획안 가결기간(2022년 10월15일)을 고려해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Bid)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쌍용차 측은 "다수의 인수 의향자가 있는 점과 절차의 공정성을 고려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할 인수 예정자는 제한경쟁입찰을 통해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건부 인수 예정자 선정은 5월 중순,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은 6월 말, 투자계약 체결은 7월로 전망된다. 관계인 집회와 회생계획안 인가는 8월 하순에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유력한 인수 후보는

현재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쌍방울그룹, KG그룹, 파빌리온PE 등이다. 이들은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에 사전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KG그룹은 사모펀드 캑터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비료회사로 출발한 KG케미칼(구 경기화학)을 중심으로 화학·전자결제·철강·요식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을 인수한 경험이 있다. 이니시스, 모빌리언스, KFC코리아, 할리스에프앤비, 희테크, 삼성올앳, 아이티뱅크, 패스원, 동부제철 등이 대표적이다.

KG그룹 관계자는 "KG케미칼의 현금성 자산이 4000억원 정도 있고, KG ETS에서 환경 에너지 사업부문을 매각해 5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또 들어온다"며 "KG스틸(구 동부제철)의 철강 사업뿐 아니라 KG케미칼의 친환경 사업, KG에너켐의 2차전지 소재 사업과 완성차 사업을 연계하는 방안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은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던 KB증권이 갑자기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적신호가 켜진 탓에 자금확보를 위한 '플랜B'를 가동중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중도하차는 절대 없다"며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되면서 남은 자금 2000억원이 그대로 있고 다른 증권사, 사모펀드 등 투자자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방울은 특장차 사업을 하는 계열사 광림과의 시너지 효과를 자신했다. 회사 관계자는 "완성차 제조능력을 활용하면 특장차 사업의 국내외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쌍용차의 완성차 사업은 그대로 가져가되, 서로의 장점을 활용한 사업 다각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 파빌리온의 쌍용차 인수전 참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이엘비앤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도전했으나 에디슨모터스에 밀렸다. 아울러 사모펀드 특성상 차익 실현에 대한 의지가 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냉정하게 봐야 할 것들

이처럼 원매자들의 속내에 중장기적 시너지 효과뿐 아니라 차익실현도 있을 것이란 점에서 시장은 여전히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KG그룹도 사모펀드와 손을 잡은 상태이므로, 이들의 컨소시엄도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없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원매자들이 완성차 사업보다 쌍용차의 부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 이유다. 쌍용차의 평택공장 부지의 장부가액만 6814억원에 달하는데, 이를 용도 변경해 개발하면 상당한 차익을 챙길 수 있다는 것.

앞서 쌍용차 인수에 나섰던 에디슨모터스도 이 땅에 아파트를 짓고 이익금으로 쌍용차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원매자들은 부동산 개발 사업 계획에 대해 강하게 부정했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 분야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최대한 쌍용차 기존 사업의 스탠스를 가져가고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낸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KG그룹 관계자도 "동부제철을 인수할 당시 인천공장 부지가 7000억~8000억원 정도 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여전히 공장을 잘 운영하고 있다"며 "동부제철도 인수 이듬해 흑자전환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장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은 평택시, 노동조합, 채권단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므로 당장 추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을 활용한 대출, 용도 변경을 통한 공장부지 개발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6월 지방선거에서 바뀔 수 있는 평택시장이 누가 되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쌍용차의 완성차 경쟁력 강화다. 쌍용차는 지난해 차량 판매량이 전년보다 21% 감소했고 적자는 2613억원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는 게 쌍용차의 설명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렉스턴 스포츠,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의 반응이 좋다"며 "작년보다 상황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경영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