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8 (목)

이슈 세계 속 한류

수상 때마다 불거진 BTS 병역특례 논란, 이번엔 결론 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러 시상식서 상 탈 때마다

병역 이슈 나오며 찬반 되풀이

소속사 “이번 국회서 정리되길”

국방위 여야 간사 “4월중 끝내자”

국위선양 주장에 영리활동 시각

객관적 기준·형평성 논란 여지도


한겨레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11월22일(현지시각)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 상을 받은 뒤 자세를 잡고 있다. 하이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군 복무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하이브의 이진형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이 불을 댕겼다. 이 총괄은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 병역 관련 질문을 받고 “병역 사안이 전세계적 관심사가 됐고 이에 대한 논의가 어느 정도 성숙한 것으로 보아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병역특례 논란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방탄소년단이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앨범차트(빌보드 200) 1위에 오르자 병역특례 혜택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일부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뮤직 어워즈,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등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면서 병역특례 이슈가 터져 나왔고, 그때마다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한겨레

방탄소년단 지민(왼쪽부터), 뷔, 진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공연을 마친 뒤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병역법 시행령’ 68조의11에서는 예술·체육 분야 특기가 있는 사람 가운데 병무청장이 정하는 올림픽, 아시아경기대회, 국제예술경연대회 등에서 입상할 경우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인 최초로 쇼팽 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이 규정을 적용받아 군복무 대신 4주 군사훈련을 받는 대체복무를 했다. 하지만 가수·배우 등 대중문화 예술인은 병역특례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현재 국회 국방위원회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상현·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병역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이들 법안은 하나같이 대중문화 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방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병역법 개정안’ 논의에 들어갔지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민감한 병역문제를 다루는 데 소극적이어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병역 문제가 최근 다시 불거지자, 성일종 의원은 지난 11일 <와이티엔>(YTN) 라디오에 출연해 “여야 간사들이 합의를 해서 4월 중에는 끝내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한겨레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9월20일(현지시각) 열린 유엔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개회 세션에서 청년과 미래세대를 대표해 연설자로 나와 미래세대의 생각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하이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병역특례의 첫번째 쟁점은 국위선양 여부다.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쪽은 국가 대항 올림픽, 월드컵 등에 국가대표로 출전하는 스포츠 선수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방탄소년단 활동은 국위선양보다 영리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는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도 미국에서 큰 인기를 끌어서 글로벌 인기가 처음은 아닌데다 원조 한류 아이돌인 빅뱅도 입대했다”며 “방탄소년단만 군대에 가지 않는다면 공정성에 어긋난다”고 했다.

반면 병역특례를 찬성하는 쪽은 방탄소년단이 미국을 비롯한 전세계에 한류를 전파했다는 점을 내세운다. 이에 더해 지난해 9월 75차 유엔총회 등 국제회의에 대한민국 특사 자격으로 참석해 국제콩쿠르대회 우승보다 더한 국위선양에 기여했다고 주장한다.

두번째 쟁점은 객관적 기준과 형평성이다.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쪽은 대중문화 분야는 올림픽이나 콩쿠르처럼 공신력과 대표성 있는 지표가 없어 객관적 기준을 정하기 어렵고, 브레이크댄서(비보이) 등 새로운 분야에서 확대 요구 가능성이 커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그래미, 빌보드 등의 시상식은 특정 국가 행사이기에, 이를 기준 삼는다면 그것 또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겨레

방탄소년단이 지난 9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얼리전트 스타디움에서 ‘비티에스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라스베이거스’ 콘서트를 펼치고 있다. 하이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찬성하는 쪽은 방탄소년단이 오히려 역차별받고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최광호 한국음악콘텐츠협회 사무총장은 “순수예술은 국내 신문사가 개최한 콩쿠르에 입상해도 병역특례를 받는데, 이런 대회들이 모두 공신력과 대표성이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이는 가수와 연기자만 역차별받게 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중문화로 볼 수 있는 브레이크댄싱이 올해 9월 열리는 항저우아시안게임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메달 획득 가능성도 커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 병역특례 논란은 찬성과 반대 쪽 모두 공정에 대한 시각 차이에 뿌리를 두고 있어 간격을 좁히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방탄소년단만을 위한 법 개정은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며 “형평성과 공정성에 어긋나지 않고 국민적인 합의를 끌어내는 병역특례 기준을 촘촘히 마련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혁준 기자 june@hani.co.kr

벗 덕분에 쓴 기사입니다. 후원회원 ‘벗’ 되기
항상 시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 신청하기‘주식 후원’으로 벗이 되어주세요!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