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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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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베트남 "우린 깐부잖아"…중국 남중국해 견제 손잡는다 [신짜오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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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마크 내퍼(Marc Knapper) 주베트남 미국대사 /사진=매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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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짜오 베트남-190] 얼마 전 마크 내퍼(Marc Knapper) 주베트남 미국대사는 미국과 베트남 간 관계가 '전략적동반자'로 진전해야 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쉽게 말해 앞으로 더 친해지자는 구애의 손길을 내민 것입니다.

    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내년 양국 포괄적동반자 관계 수립 10주년을 맞이해 양국 관계를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때"라며 "미국 정부를 위해서라도 양국 간 광범위한 협력의 물꼬를 틀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내퍼 대사는 특히 안보 협력 분야를 강조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베트남에 해안경비함 2척을 인도한 것은 양국의 해상안보 협력에 대한 미국의 관심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은 세 번째 해양경비함 인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양경비함을 언급한 내퍼 대사의 발언은 상당한 의미가 있습니다. 베트남은 남중국해(베트남 동해)에서 중국과 치열한 영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 일대 섬에 행정기관인 시사(西沙)구와 난사(南沙)구를 설치하며 아예 이곳을 중국 영토로 공식 발표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베트남은 이를 중국의 영역 침탈로 간주하고 적극 대처하고 있습니다. 2019년에 중국이 해양지질탐사선을 출동시켜 이곳에 접근하자 베트남은 해양순시선을 출동시켜 곧바로 대응했습니다. 중국도 지지 않고 순시선을 보내며 양국은 해상에서 무려 한 달간 팽팽하게 대치했습니다.

    2020년에는 이곳 파라셀 군도 해상에서 중국 선박이 베트남 어선과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태로 베트남 어선은 침몰했고 배에 타고 있던 베트남 어부 8명은 억류됐습니다. 근처에 있던 베트남 어선 2척이 구조에 나섰지만 그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도 함께 억류됐습니다.

    남중국해(베트남 동해)에서 벌이는 중국의 영유권 분쟁을 보는 미국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그것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때나 조 바이든 현 대통령 때나 차이가 없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미국 국무부는 대변인 명의로 중국에게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키지 말 것'을 주문한 바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체제 백악관의 반응도 신속합니다. 지난해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은 미국 부통령 사상 처음으로 베트남에 방문한 바 있습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중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양국이 남중국해(베트남 동해)에서 벌어지는 중국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는 응우옌쑤언푹 베트남 주석과의 회담에서 "중국이 유엔 해양법협약을 준수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며 "베트남이 안보를 지킬 수 있도록 추가로 해양경비함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언급된 해양경비함 지원 안건을 내퍼 대사가 이번에 공식적으로 재확인한 것입니다.

    당시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은 베트남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며 이번 방문이 베트남과 미국 간 포괄적동반자 관계를 더욱 증진시키는 데 기여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는데, 그 흐름이 내퍼 대사가 "미국과 베트남 간 관계를 '전략적동반자'로 격상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중국 정부는 "중국에 대항하는 미국의 전략에 선봉대 역할을 하는 것은 전략적 자살에 해당한다. 미국은 중국이 더 강해지면서 동남아 국가들이 미·중 사이 기존 위치에서 중국 쪽으로 점점 이동하는 큰 흐름을 전혀 바꿀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만 봐도 신밀월 관계로 돌입한 미국과 베트남을 바라보는 중국의 불편한 시선을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본격 친미 행렬에 들어선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과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1970년대 국경에서 전쟁을 하기도 하는 등 내내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베트남은 그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더 큰 전쟁을 벌였던 미국과 손을 잡고 있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베트남은 미국의 손을 잡고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게 될까요. 종합적으로 베트남 국익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홍장원 기자(하노이 드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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